시장 위축에 수익성 고심···'NFT' 덜어내는 카드사

2024-10-24

카드사들이 대체불가능토큰(NFT) 관련 사업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국내외 NFT 시장이 크게 위축되면서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어졌기 때문이다. NFT 마켓플레이스나 포탈, 커뮤니티 등이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제휴사가 줄어든 곳이 있는가 하면, 여전히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한 곳들은 관련 서비스에 더욱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2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최근 효성TNS와 NFT 계정 연동·조회 서비스를 종료했다. 효성TNS가 운영하는 NFT타운이 다음 달 15일 서비스를 종료하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9월에는 모핑아이와 계약이 만료되면서 해당 제휴사와의 계정 연동 서비스를 종료했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서 디지털 자산의 소유주를 증명하는 가상 토큰이다. 그림·영상 등 디지털 파일이나 자산에 암호화된 고유 번호를 붙여 판매하는 것을 뜻한다.

KB국민카드의 NFT 계정 연동·조회 서비스는 마이데이터처럼 금융소비자가 여러 곳에서 보유 중인 NFT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서비스로, 2022년부터 외부 NFT 마켓플레이스와 제휴해 KB페이 내에서 조회 기능을 제공해왔다. 내달 효성TNS의 서비스가 종료되면 기존 5곳에서 4곳으로 제휴사가 줄어든다.

신한카드 역시 지난 8월 신한SOL(쏠)페이 'My NFT(마이 NFT)' 서비스를 종료했다. 신한카드는 2022년 1월 국내 금융 플랫폼 중 처음으로 소비자가 간편하게 NFT를 생성하고 지갑에서 보관 및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를 오픈했다. 이후 유통사와 함께 멤버십 NFT를 출시하는 등 멤버십 서비스 등에 활용해왔으나, 2년 반 만에 서비스를 접게 됐다. 기존 이용자들의 NFT는 그라운드엑스의 지갑인 '클립'으로 이전됐다.

하나카드는 일찌감치 NFT와 관련 서비스에서 손을 뗐다. 하나카드는 2022년 나만의 미술관을 만들어 미술품을 소장하자는 취지의 클레이트체인 기반 NFT 프로젝트 'LAMC'를 통해 NFT를 활성화하려 했다. 그러나 당시 내부통제나 소비자 보호, 준법 감시에 대해 충분히 검토하자는 의견 때문에 구체적인 사업 추진은 이뤄지지 않았다.

카드사들이 NFT 서비스를 중단하는 이유는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과거 NFT 시장은 메타버스 플랫폼, 블록체인 게임 등에서 미술품이나 아이템 NFT 제작, 판매가 활발해지며 호황을 이뤘다. 투자가치 상승에 따라 유입자도 늘어나 NFT 거래도 상승세를 띄었다. 그러나 2022년 상반기 이후 거품이 꺼지며 실제 사용가치가 줄어든 데다,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이용자가 감소하며 가치가 추락하는 악순환 고리에 빠졌다.

다만 현대카드와 BC카드는 여전히 NFT가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전업 카드사 9곳 중 NFT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인 곳은 이들 두 곳뿐이다.

현대카드는 지난 2022년 IT 교육 기업 멋쟁이사자처럼과 NFT 합작법인(JV) 모던라이언을 설립했다. 모던라이언은 자체 NFT 거래소 '콘크리트 앱'을 운영 중이다. 현대카드는 슈퍼콘서트와 다빈치모텔 등 정기적으로 문화 공연 행사를 열고 있어, 이를 통한 NFT 활용도가 높다.

NFT에는 원본성과 고유성을 증명하는 방식인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돼 있어 티켓에 NFT 기술을 적용하면 티켓 구매 정보가 블록체인상 기록돼 양도하는 것은 물론 암표로도 판매할 수가 없다. 게다가 NFT 티켓은 멤버십으로 확장이 가능하고 독점 콘텐츠를 추가할 수 있다. 실제 모던라이언도 가수 장범준 공연 이후 관객 모두에게 공연 실황 영상을 담은 후속 NFT를 추가 제공하기도 했다.

BC카드의 지난 2021년 'NFT 월렛 서비스' 자체 개발을 시작해 내부 테스트를 거쳐 2022년 4월 프라이빗 이더리움 블록체인 기반 NFT 월렛인 'NFTbooc(NFT북)'을 오픈했다. 지난해 10월에는 국내 최초 '카드 결제 연계형' NFT 발행 서비스를 출시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초창기 NFT 붐이 일었을 때는 사업성이 있다는 판단으로 카드사들이 뛰어들었지만, 거품이 꺼지며 이용자 자체가 크게 줄어든 상황"이라며 "다만 일부 카드사는 NFT 관련 활용처를 찾아 서비스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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