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조비, 보고 있나…‘휴머노이드 드러머’ 시대 성큼

2025-08-17

시뮬레이션에서 연주…리듬 정확도 90%

실물 휴머노이드에 소프트웨어 적용 계획

인간 신체 형태를 갖춘 로봇인 ‘휴머노이드’가 자신의 손과 발을 이용해 드럼을 연주하는 시대가 바짝 다가왔다. 스위스와 이탈리아 연구진이 개발한 시뮬레이션 속 휴머노이드가 악보에 적힌 리듬을 90% 정확도로 구현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연구진은 조만간 현실 속 휴머노이드에 해당 기술을 적용해 ‘로봇 대중 예술가’를 키운다는 계획이다.

스위스 남부 응용과학 예술대(SUPSI)와 스위스 달레 몰레 인공지능연구소(IDSIA), 이탈리아 밀라노공대 소속 과학자들이 구성한 공동 연구진은 최근 휴머노이드가 드럼 연주를 할 수 있게 하는 인공지능(AI) 기반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 결과는 논문 사전공개사이트 ‘아카이브’에 실렸다.

연구진이 개발한 소프트웨어의 핵심은 가상현실과 유사한 시뮬레이션 속에 존재하는 휴머노이드 연주자의 동작을 정밀하게 통제하는 것이다. 소프트웨어는 드럼 소리를 직접 생성하는 것이 아니라 휴머노이드가 드럼을 치게 해 소리를 만든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최근 휴머노이드 로봇은 손재주와 균형 감각 등에서 놀라운 발전 속도를 보인다”며 “하지만 음악 연주 같은 ‘표현의 영역’에서는 아직 역할이 분명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현재 휴머노이드는 가사나 창고 정리 등 노동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연구진은 휴머노이드 역할을 예술 영역으로 확장하려는 것이다.

왜 하필 드럼 연주일까. 연구진은 “드럼 연주는 1초 단위의 속도감이 필요하고, 팔과 다리가 동시에 움직여야 한다”며 “도전적인 과제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시뮬레이션 속 휴머노이드가 미국 출신 유명 밴드 본조비의 ‘리빙 온 어 프레이어’처럼 드럼 실력이 잘 드러나야 ‘듣는 맛’이 살아나는 곡을 연주하도록 했다. 이 노래를 포함해 록과 메탈, 재즈 장르 등 30여 곡을 ‘훈련 대상’으로 삼았다.

최종 연주 결과는 놀라웠다. 악보에 적힌 리듬을 90% 정확도로 구현했다. 시뮬레이션 속 휴머노이드는 손을 십자 형태로 교차하거나 곡 성격에 따라 스틱을 바꾸는 등 진짜 사람 같은 행동을 했다.

연구진은 향후 해당 소프트웨어를 현실 속 진짜 휴머노이드에 적용할 계획이다. 조만간 실제 공연장에서 휴머노이드 드럼 연주자를 만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진짜 사람처럼 실시간 즉흥 연주를 하는 능력을 갖추도록 추가 기술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연구진은 “휴머노이드를 창의성이 필요한 공연 영역으로 끌어들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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