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응원의 마음, ‘정말’ 암 성장 늦춘다

2025-08-16

암은 한국인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하는 질환이다. 조기 진단 기술이나 치료법이 많이 발전하고 있지만, 암은 여전히 많은 사람을 염려하게 한다. 미리 발견해서 적절하게 치료받는 것이 중요한 만큼 의료진이나 가족, 주변 사람들의 따뜻한 보살핌이 큰 도움을 준다.

이런 사회적 지원이 암의 진행을 늦추고 치료 과정을 돕는다는 사실은 임상적인 통계로도 입증된다. 그런데 사람들과의 사회적 상호작용이라는 마음과 뇌의 영역이 어떻게 암이라는 몸의 병에 영향을 줄 수 있을까.

이런 궁금증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한 노력은 최근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 중국 육군군의대 소속 광얀 우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생쥐를 대상으로 사회적 상호작용이 암을 억제하는 원리에 관해 최근 분석했다.

생쥐는 사람처럼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혼자 오래 두면 불안해한다. 반대로 다른 생쥐와 함께 있으면 불안이 감소한다. 연구진은 유방암에 걸린 생쥐를 혼자 사는 그룹과 다른 쥐와 함께 지내는 그룹으로 나누어 관찰하는 실험을 했다.

연구진은 암에 걸린 뒤 혼자 지낸 생쥐가 동료와 함께 지낸 생쥐보다 암 성장이 빨랐다는 점을 알아냈다. 하루에 한 시간만 다른 생쥐와 지내더라도 아예 혼자 지내는 생쥐보다 암 성장이 늦춰졌다. 즉, 사회적 상호작용이 암 성장을 억제하는 효과를 낸 것이다.

연구진은 뇌의 어떤 영역이 이런 효과를 담당하는지 연구했다. 연구진이 주목한 곳은 ‘전대상피질’이었다. 이 영역은 전전두엽의 일부분으로 사회적 정보를 처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분석 결과, 암에 걸린 생쥐가 다른 쥐와 어울릴 때 전대상피질의 신경세포에서 강한 활성 신호가 관찰됐다.

연구진은 유전공학적인 기법을 동원해 전대상피질 신경세포의 활성을 조절했다. 그러자 연구진이 신경세포를 억제한 생쥐는 동료와 어울렸는데도 혼자 있는 것처럼 암이 활발하게 자라났다.

반대로 연구진이 이 신경세포를 활성화한 혼자 있는 생쥐에게서는 암 성장이 억제되는 현상이 관찰됐다. 전대상피질 신경세포를 활성화해 사회적 상호작용이 일어난 것 같은 효과를 낸 셈이다.

연구진은 사회적 상호작용이 암 조직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연구했다. 사회적 상호작용은 암 조직에 침투한 면역세포 구성과 유전자 발현을 변화시켰다. 면역세포를 더 많이 암 조직으로 데려왔고, 면역세포 기능도 강화했다. 앞서 실험과 마찬가지로 전대상피질의 신경세포를 활성화했더니 혼자 있는 생쥐의 암 조직과 면역세포에서도 같은 효과가 관찰됐다. 암 성장이 억제된 것이다.

환자가 어떤 마음을 먹는지, 또 주변에서 어떤 마음을 먹도록 돕는지가 치료와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는 암 성장을 억제할 수 있는 중요한 뇌과학적 원리를 제공한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이 원리를 잘 활용한다면 사회적 지지를 받기 어려운 암 환자에게도 사회적 지지를 받는듯한 효과를 제공할 날이 올 수 있을 것이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