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폴란드가 국경 방어를 강화하기 위해 냉전 시대 이후 처음으로 대인지뢰 생산을 재개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 인근 국가들을 중심으로 대인지뢰금지협약(오타와 협약) 탈퇴 움직임이 확산하는 흐름과 맞물린다.
로이터 통신은 17일(현지시간) 파베우 잘레프스키 폴란드 국방차관이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폴란드는 지난 8월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을 이유로 오타와 협약 탈퇴 절차에 착수했지만, 정부 당국자가 대인지뢰 생산 재개를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잘레프스키 차관은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 대량 생산이 가능하길 바란다”며, 대인지뢰 생산이 러시아 국경 방어 강화 프로그램인 ‘동부 방패(East Shield)’의 일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타와 협약 탈퇴 절차가 마무리되면 내년부터 생산을 재개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되길 매우 바란다. 그럴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오타와 협약 탈퇴의 효력은 통보 후 6개월 뒤 발생하는 만큼, 폴란드는 이르면 내년 2월 20일부터 대인지뢰 생산에 착수할 수 있다. 폴란드는 또 초과 생산분을 우크라이나 등 동맹국에 수출할 수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잘레프스키 차관은 “우선은 자국 내 수요를 맞추는 것이 출발점”이라면서도 “유럽과 폴란드의 안보 전선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선에 놓여 있는 만큼 우크라이나가 절대적인 우선순위”라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폴란드 국영 방산업체 벨마는 이미 대인지뢰 생산 준비에 들어갔다. 야로스와프 자크제프스키 벨마 최고경영자(CEO)는 내년에 대인지뢰를 포함한 모든 유형의 지뢰를 최대 120만개까지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로의 수출이 가능하며,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들도 이미 관심을 보인다고 전했다.
대인지뢰는 민간인 인명 피해 위험이 큰 비인도적 무기다. 국제사회는 1997년 오타와 협약을 통해 대인지뢰 생산을 금지하고 매설된 지뢰의 폐기를 규정했다. 당시 164개국이 협약을 비준했지만, 미국과 러시아, 중국, 인도, 파키스탄, 남·북한 등은 참여하지 않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폴란드 외에도 러시아와 인접한 핀란드,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등이 러시아의 대인지뢰 사용 등을 이유로 오타와 협약 탈퇴를 선언했다. 우크라이나 역시 지난 6월 협약 탈퇴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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