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레바논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공세 강화 계획을 발표했다. ‘친이스라엘’을 표방하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집권 확정에 공격 수위를 높이는 모양새다.
7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이 6일 “레바논에서 전투를 계속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중이며, 여기에는 (지상) 작전의 확대와 심화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할레비 참모총장은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 베카밸리, 베이루트, 시리아 등 모든 지역의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계속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할레비 참모총장이 이 같은 발표를 한 건 트럼프 당선인의 당선이 확정된 날이다. 다음날에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공격 지상작전을 이 지역 북부의 베이트 라히아까지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1기 집권 당시 자신이 “역사상 가장 친이스라엘 대통령”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이스라엘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수 개월간 가자지구와 레바논에서 휴전협상을 중재하려고 노력했으나 실패한 것과 달리 트럼프 당선인은 더 확고하게 자국 편을 들어줄 것이라 내다봤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2018년 텔아비브에 있던 미국 대사관을 이스라엘 희망대로 예루살렘으로 이전해줬고, 2019년에는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공식 인정해줬다. 2020년에는 이스라엘과 일부 아랍 국가들의 외교관계 정상화를 가져온 ‘아브라함 협정’을 중재하기도 했다.
다만 이스라엘의 기대와 달리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이스라엘 전쟁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고립주의적 반전 성향을 갖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병력 해외 투입이나 외국에 대한 무기지원을 꺼릴 수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지고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외국 지도자들 중 가장 먼저 승리를 축하해줬다며 감정의 앙금을 품고 있다고 전했다.
이민경 기자 mi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