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채권발행 9조원 육박해 '역대 최고'…이자만 4000억원↑

2025-10-27

올해 보험사가 발행한 채권(후순위채·신종자본증권)이 9조원에 육박하며 연간 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보험업계가 국내외 불확실성 확대와 건전성 규제 강화에 대비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2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이날까지 보험사가 발행한 채권 규모는 8조5970억원(해외발행 포함)으로 연간 최고치를 달성했던 작년 총 발행액(8조6650억원)에 근접했다. 수요예측이 예정돼 있는 물량(동양생명 최대 2000억원, 흥국생명 2000억원)까지 고려하면 역대 최대 규모다.

이에 따라 보험사가 부담해야 할 이자도 불어나고 있다. 올해 보험사가 발행을 완료한 채권에 지급해야 하는 연간 이자 비용만 41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양·흥국생명 발행 조건이 확정되면 규모는 더욱 확대된다.

이자 부담에도 보험사가 채권 발행을 지속하는 건, 자본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채권은 갚아야 할 빚이지만 만기가 길고 차환을 조건으로 발행되는 특성 탓에 보험업법상 일부를 자본으로 인정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23년 보험사에 강화된 건전성 기준을 요구하는 신 지급여력제도(건전성제도·K-ICS)가 도입된 이후부터는 채권으로 자본을 확충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연간 보험사 채권 발행량은 지난 △2023년 3조1540억원에서 △작년 8조6650억원으로 두배 이상 급증했고, 올해(8조9970억원)는 이를 넘어설 전망이다.

더욱이 시장금리 하락까지 맞물리면서 보험사가 빚을 내 건전성을 방어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K-ICS는 보험사 부채와 자산을 시가로 평가하는 것이 핵심이다. 시장금리가 내려갈 경우 보험부채가 증가와 자본 감소로 이어지며, 이는 건전성 비율 악화로 나타날 개연이 크다.

실제 이달 24일 기준 국고채 10년물 최종호가수익률은 2.913%로 전년 동기(3.074%) 대비 0.161%p 하락한 상태다. 지난달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하는 스몰컷을 결정하면서 시장금리 인하 가능성이 확대됐다. 전문가들 대다수는 미국 연준이 올해 추가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보험사에 건전성 관리 부담이 가중되다 보니,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도 △건전성비율(지급여력·K-ICS비율) 권고치 150→130%로 하향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 △듀레이션 갭 규제 도입 등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과도한 보험사 건전성 부담을 완화하는 동시에 금리 변동에 취약한 보험사 체질 개선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들이 마련되고 있다”며 “향후 계리가정 구체화, 기본자본 비율 규제 등 신제도 안착을 위한 개선 과제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듀레이션 갭 규제는 금리 변동에 따른 순자산 가치 변화를 관리하기 위한 제도다. 오는 2027년부터는 보험사 경영실태평가 항목에 듀레이션 갭 지표가 신설돼 관리 기준이 강화된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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