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라도 넣을까" 트럼프발 코인 불장에 불안한 K-포모족

2024-11-1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이 불러온 ‘코인 불장’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로 돈이 몰리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3년 만에 찾아온 불장에서 소외될 것을 두려워하는 K-포모(FOMO)족들도 고개를 들고 있다.

12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1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후 7시 기준 1억220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날 개당 8만달러 선을 넘은 비트코인은 이날 사상 처음 8만 5000달러 선을 돌파한 데 이어 9만달러를 바라보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 일거래대금도 크게 늘었다. 이날 암호 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국내 5대 암호 화폐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의 지난 24시간 총거래대금은 21조5823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가상자산 일거래대금이 20조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21년 이후 처음이다. 특히 업계 1위 업비트는 전날 올해 처음으로 일거래대금 14조원을 넘겼다.

비트코인 가격이 치솟으면서 상승장에서 기회를 놓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휩싸인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족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날 일어나자마자 비트코인 최고가 경신 소식을 접한 직장인 박모(32)씨는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박씨는 “최근 주식에서 큰 손실을 본 뒤 기업가치 분석을 하면서 심기일전 중이었는데, 그냥 트럼프가 당선되자마자 ‘무지성’으로 비트코인을 사는 게 나은 선택이었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고 했다. 유학생 윤모(31)씨도 “요즘은 주변에서 비트코인 얘기를 하도 많이 해서 지금이라도 들어가야하는지 고민된다”고 말했다.

반면에 낭패를 겪은 뒤 일부러 거리를 두는 가상자산 조모족(JOMO·Joy of Missing Out)도 적지 않다. 직장인 김모(33)씨는 “2021년 코인 불장에서 남들 따라 투자했다가 800만원을 손절매했다”며 “단타 매매한다고 일상에 전혀 집중하지 못한 과거가 끔찍해 코인은 쳐다도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과거 상승기 때와 달리 이번 상승장에서 ‘김치 프리미엄’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김치 프리미엄은 국내와 해외의 암호 화폐 가격 차이를 말한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국내 암호 화폐의 수요가 높다는 뜻이다. 업비트에 따르면 이날 비트코인의 김치 프리미엄은 0% 안팎을 오가고 있다. 2021년 5월에는 김치 프리미엄이 20.38%까지 치솟은 것과 대조적이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이 가상자산 관심이 상대적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트럼프 당선이라는 세계적 대형 호재가 발생했기 때문에 김치 프리미엄이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트럼프가 코인을 전략자산으로 비축하겠다는 등 공약을 내걸었지만 단기간에 성사되진 않을 것”이라며 “그 사이 조정기가 올 수밖에 없기 때문에 맹목적인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