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영국 소비심리 13개월 만에 최저 수준 급락… 경기 침체 우려 커져

2025-01-24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영국의 소비심리가 13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영국인들이 일자리와 물가, 금리 등 미래 경기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지표로 해석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1월 GfK 소비자신뢰지수는 -22를 기록해 지난 2023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전달(-17)에 비해서는 5포인트가 하락했다. 전문가들의 예상치 -18을 크게 밑돌았다.

소비자신뢰지수는 소비자들이 미래의 경제 상황을 예측하면서 향후 지출을 늘릴 것인지를 보여주는 척도이다. 마이너스(-) 수치가 클수록 소비자들은 지출보다는 저축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FT는 "1월 소비자신뢰지수의 급락은 정부의 차입 비용 상승과 잇따르고 있는 일자리 감축 경고가 소비자 심리에 큰 타격을 입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정부는 작년 10월 2025년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연간 400억 파운드(약 71조5000억원) 규모의 증세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증세안 중 핵심은 기업이 부담하는 국민보험료를 크게 올려 연 250억 파운드를 더 걷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업들은 이런 과세가 기업 활동을 크게 위축시킬 것이라고 항변하면서 늘어나는 기업 부담이 고용 감소와 임금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가 장담한 것과 달리 정부 부채가 계속 늘고 있는 것도 영국 경제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작년 12월 영국 정부의 차입은 당초 예상을 크게 웃도는 178억 파운드(약 31조4700억원)을 기록했다. 집계가 시작된 1993년 1월 이후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었다.

정부 차입의 급증으로 영국 정부는 지출을 줄이거나 세금을 인상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재정 상황이 악화되면서 국채 수익률은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고, 시장에선 경제위기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커졌다.

NIQ GfK의 소비자 인사이트 디렉터인 닐 벨라미는 "영국 경제 전반에 대한 신뢰도가 급격히 떨어졌다"면서 "이러한 수치는 소비자들이 영국의 경제 전망에 대한 신뢰를 잃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투자은행 인베스텍의 이코노미스트 엘리 헨더슨은 "정부 차입 비용의 상승과 잠재적인 일자리 손실에 대한 소식이 경제와 가계 재정에 대한 인식과 기대에 큰 타격을 입혔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인들이 계속 저축을 늘리고 있다는 점도 경제에 마이너스로 지적되고 있다. 영국 통계청(ONS)에 따르면 작년 7~9월 영국 가계의 저축률은 10.1%를 기록해 2016~2019년 평균인 5.5%의 2배 수준에 육박했다.

전문가들은 "영국인들이 고용 전망에 대해 점점 더 걱정하고 있다"면서 "가계가 저축을 우선시한다는 건 어려운 경제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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