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술품 투자 시장 선두주자로 꼽히던 갤러리K 김정필 대표가 사기 혐의로 피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연 7~9%의 수익 보장과 원금 회수를 약속하며 투자자들을 유치했으나, 올해 초부터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 대표가 “해외로 도주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투자자들은 물론 갤러리K에 작품을 판매했던 작가들까지 전전긍긍하고 있다.
김 대표가 갤러리K를 설립한 것은 지난 2017년 12월이다. 그는 작가들에게서 미술품을 구입하거나 임대해 이를 재판매 또는 대여하며 사업을 확장시켰다. 당시 시장에서는 새로운 작품 유통 방식과 ‘대여를 통한 수익 분배’라는 사업 모델에 찬사를 보냈다.
갤러리K는 이러한 작가들의 성원과 시장의 환영을 받으며 연 매출 600억 원을 자랑했지만, 결국 폰지 사기로 드러났다. 지난 9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갤러리K 회장 정모 씨 등 3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법 위반 혐의’로 구속 송치하고, 영업 매니저 등 11명을 불구속 송치했다. 경찰이 추산하는 피해자는 약 1,110명에 달하는 대형 사건이며, 미술 단체들은 피해 규모를 2,000억 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문제는 이 모든 사태를 기획하고 수익을 챙긴 것으로 보이는 김정필 대표가 현재 해외 도주 중이라는 점이다. 피해자 구제를 위해서는 김 대표의 신병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미술계도 사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갤러리K 사태 해결을 위해 미술가들이 결성한 ‘K미술연대’는 성희승 대표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해결책 마련에 나섰다. 성 대표는 “일부 작가들은 작품 대금은 물론, 작품조차 돌려받지 못해 생존까지 위협받는 상황”이라며 “해외 도주 중인 김 대표의 국내 송환을 위한 전담팀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들이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성 대표는 또 “갤러리K가 저지른 잘못은 단순히 금전적 피해를 끼친 것을 넘어, 한국 미술 투자 시장에 대한 신뢰를 크게 훼손한 일”이라며 “시장의 신뢰 회복을 위해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김정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