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사로 돌아온 ‘투슬리스’ 드림웍스표 실사화의 성공적인 출사표

2025-06-05

인기 만화나 게임, 애니메이션의 실사화는 기대에 못미치는 경우가 많았다. 실사화 영화를 만든 제작자나 감독들은 검증된 소재와 줄거리 활용, 기획단계에서 시간과 비용의 절약 등 장점을 앞세웠지만, 실제로는 반대 결과를 낳는 경우가 많았다. 원작과 다른 줄거리, 조악한 CG 등은 관객들을 당황케 했다. 실사화의 선두주자인 디즈니의 <라이온 킹>은 ‘리메이크를 한 이유가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런면에서 드림웍스의 <드래곤 길들이기>는 환영할만한 영화가 될 듯하다.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들 중 처음으로 실사화된 이 영화에서 드래곤들은 때로는 더 무섭게, 혹은 더 귀엽게 등장해 관객들을 놀라게 한다. 광활한 자연에서 펼쳐지는 박진감 넘치는 액션 장면은 ‘원작 이상’의 스릴을 전한다. 활강, 전투 등 일부 장면을 IMAX로 촬영해 풍광의 힘을 극대화했다. 큰 스크린으로 본 화면에서는 흙내음과 물비린내가 나는 광활한 자연환경을 함께 거니는듯한 느낌을 마주할 수 있다.

주인공 ‘히컵’(메이슨 테임즈)은 수백 년간 드래곤과 싸워온 ‘버크 섬’의 족장 ‘스토이크’(제라드 버틀러)의 유일한 아들이다. 바이킹 마을 족장의 아들인 만큼 큰 덩치와 용맹함을 물려받았으리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작은 덩치에 늘 겁이 많아 마을의 공공연한 문제아로 낙인찍힌 지 오래. 자신의 또래 친구들은 물론 아버지 스토이크마저 그를 못 미더워 한다.

남들과 너무 달라 자신의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던 히컵이 그만의 특별함으로 버크섬을 바꿔낸다. 그 변화의 중심이 되는 건 드래곤 ‘투슬리스’와 히컵의 우정이다. 마을 사람 그 누구도 관찰한 적 없었던 드래곤 ‘나이트 퓨어리’는 히컵과 만나 ‘투슬리스’라는 이름을 얻고 이들은 둘도 없는 짝이 된다. 마을 사람들과 아버지 스토이크도 이들의 우정을 보고 자신들의 고정관념을 부숴 나간다.

원작 <드래곤 길들이기>의 모든 시리즈를 연출한 딘 데블로이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지난 2일 화상으로 진행된 언론간담회에서 데블로이스 감독은 실사화가 “원작 애니메이션에 대한 사랑과 존중에서 시작됐다”고 밝혔다. 그의 존중 대로 영화는 원작을 충실하게 따른다.

캐릭터간의 싱크로율도 높다. 주인공 히컵을 맡은 메이슨 테임즈는 동화 같은 표정 연기부터 드래곤과의 액션 장면까지 훌륭하게 소화해낸다. 원작 ‘스토이크’의 목소리를 맡았던 제라드 버틀러가 이번 실사영화에서도 스토이크역을 맡아 애니메이션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연기를 선보인다.

다만 시대에 맞춰 달라진 내용도 있다. 애니메이션에서는 버크섬 사람들을 북유럽 바이킹 단일민족으로 표현했지만, 이번 작품에선 전 세계에 퍼져 살던 드래곤 사냥꾼들의 후예가 모여 만든 마을로 변모했다.

영화의 백미는 아름다운 배경과 시원한 비행장면에 있다. 데블로이스 감독은 “버크 섬과 드래곤 서식지를 구현하기 위해 아이슬란드와 스코틀랜드의 섬들을 참고했다”며 “현실감 있는 풍광을 표현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은 “실사 촬영을 진행할 때도 3m 높이에 모형 드래곤을 만들어 직접 탑승한 덕분에 주인공이 하늘을 날거나 바다로 다이빙하는 느낌을 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투슬리스가 원작만큼 귀엽게 돌아왔다는 점도 만족스럽다. 감독은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하는 과정에서 투슬리스의 눈 크기를 줄이는 등 디자인을 바꾸려는 시도도 있었지만 낯설어지기만 했다“며 “원래의 모습을 해치지 않으면서 실감 나게 표현할 수 있도록 호랑이나 표범 같은 동물들을 연구했다”고 말했다.

감독은 “주류에서 소외된 캐릭터가 남들과 다른 개성을 가지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이 핵심 메시지”라며 “영화를 관람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향한 희망을 얻는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드래곤 길들이기>는 6일 전 세계에서 최초로 개봉한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