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파리로 이어지는 ‘AI 행동 정상회의’

2025-01-16

인공지능(AI)은 산업·기술 혁명을 넘어서는 문제다. AI에는 사회에 심오한 패러다임 전환을 일으킬 잠재력이 있다. AI는 우리가 지식·일·정보·문화, 심지어 언어에 접근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AI에는 정치적·시민적 쟁점이 있어서 전 세계의 지도자·연구기관·기업, 그리고 시민사회의 깊이 있는 대화가 필요하다.

AI가 일상이 된 대한민국보다 우리 삶 속 AI 존재가 더 잘 드러난 곳은 없다. AI 안전 강화와 혁신 및 포용성을 위해 한국은 지난 2024년 5월 이틀간 영국과 ‘서울 AI 정상회의’를 공동 개최했다. 이를 통해 한국은 AI 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작년 한국, 올 2월엔 프랑스 개최

AI 접근성·포용적 거버넌스 추구

환경전환·기술전환 함께 준비를

프랑스는 영국과 한국이 시작한 역동성을 심화할 책임을 이어받아 파리에서 오는 2월 10~11일 ‘AI를 위한 행동 정상회의(AI Action Summit)’를 개최한다. 이번 회의에는 약 100여 개 국에서 정상과 정부 수반 및 1000여 명의 시민사회 행동가들이 참가한다. 전 세계 소비자·스타트업·대기업·연구기관, 그리고 정책 결정자 등이 마주한 궁극적 질문은 단순한데, 어떻게 하면 AI 시대로의 전환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인가다.

프랑스는 이번 정상회의 및 그 이후와 관련해 구체적 우선과제 3가지에 주목한다. 첫째, AI 접근을 모든 사람에게 보장해야 한다. 모든 사람이 AI의 혜택을 받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개발해 기술 잠재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커지는 디지털 격차를 줄이고, 특정 분야의 과도한 AI 집중을 억제해야 한다. 이를 위해 프랑스는 공공과 민간의 이해 관계자들이 주도하는 대규모 공익 AI 이니셔티브를 출범시켜 컴퓨팅 파워, 구조화된 데이터 세트, 오픈 툴,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등의 개발과 공유를 촉진하려 한다.

둘째, 우리 시대의 두 가지 주요 전환인 환경전환과 기술전환을 함께 준비해야 한다. 의심할 여지 없이 AI는 기후변화 대응 및 생태계 보전에 기여하겠지만, 에너지 사용 측면에서는 오늘날 용인하기 어려운 길을 가고 있다.

AI 분야에서 2026년 에너지 수요는 2023년보다 10배 이상 폭증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이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파리 AI 회의에서는 지속가능한 AI를 위한 국제 및 다자 연합이 출범할 것이다. AI의 환경 비용에 대한 연구를 심화하고, 이를 기초로 모델을 평가하며, 새로운 표준을 정의하고 녹색 투자를 확대할 것이다.

셋째, 효과적이고 포용적인 AI 거버넌스 체제를 공동으로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두 개의 과제가 있다. 하나는 실질적인 문제다. 국제 AI 거버넌스 어젠다는 광범위해야 하며 윤리 또는 안전 문제에 국한해서는 안된다. 기본적인 자유 보호, 지식재산권(IP), 시장 집중화 대응, 데이터 접근성 등을 포함한 다른 분야도 중요하다. 또 다른 과제는 방법에 관한 것이다. 모든 사람이 AI 거버넌스의 포용성을 거론한다. 하지만, 오직 7개 국가만 주요 국제 AI 이니셔티브에 참여하고, 119개 국가는 불참하고 있다. 민간 이해관계자와 시민사회가 공통된 국제 AI 거버넌스 설계도를 함께 정의하기 위해 더 긴밀하게 참여할 필요가 있다.

이번 정상회의로 가는 길에 프랑스는 혼자가 아니다. 전 세계에서 공공 및 민간 파트너, 연구자와 비정부기구(NGO) 700여 개 이상이 동행하고 있다. 수많은 전문가와 정부가 축적한 풍부한 첨단 기술과 경험 덕분에 한국의 역할이 결정적이다. 정상회담에 앞서 한국은 AI에 대한 신뢰 강화 분야에서 주요 성과를 내는 데 역할 했다. 5개 워킹 그룹(거버넌스, AI에 대한 신뢰, 공동선, 혁신, 문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번 파리 회의에서는 AI 모델 안전성과 생태계 혁신, 언어적 다양성과 그에 따른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필요, 개인정보 보호에 이르기까지 모든 주제를 다룰 것이다. AI 강국이자 다자적 환경에서 촉진제 역할을 하는 우리의 파트너인 한국의 지지를 기대한다. AI 행동 정상회의에 다 함께 참여해 신뢰를 바탕으로 더 번영하고, 더 열리고, 더 포용적인 세상을 위해 ‘모두를 위한 AI’를 만들어 가기를 바란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필립 베르투 주한 프랑스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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