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리비아 원정에서 공항 감금 사태로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예선 보이콧

2024-10-15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과도한 경쟁이 보이콧 사태를 불렀다. 나이지리아 축구대표팀이 리비아 원정길에서 사실상 공항에 감금되는 심리전에 시달리다 경기를 포기하고 귀국길에 오른 것이다.

AP통신은 15일 나이지리아가 이날 리비아 벵가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25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예선 4차전을 포기한 채 귀국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1일 안방에서 리비아를 1-0으로 꺾은 나이지리아는 D조에서 2승1무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꼴찌인 리비아와 원정 경기에서도 승리한다면 각 조의 2위까지 보장되는 내년 본선행 티켓의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었다.

나이지리아가 몰수패를 각오한 채 이 중요한 경기를 포기한 것은 리비아의 과도한 홀대가 원인이다. 나이지리아 선수단이 탑승한 항공기는 경기가 열릴 예정이었던 리비아 벵가지 공항에 착륙 직전 영문도 모른 채 그곳에서 약 220㎞ 떨어진 알아브라크 공항으로 목적지를 바꿔야 했다.

이들이 더욱 황당했던 것은 벵가지로 이동할 교통편이나 숙박, 식사 등을 제공받지 못한 가운데 공항에 19시간 동안 체류했다는 사실이다. 나이지리아 선수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사진에는 선수들이 공항 벤치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는 애처로운 모습이 역력했다.

국내에선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옛 동료로 친숙한 빅터 오시멘(갈라타사라이)은 “마치 공항이라는 감옥에 있는 것 같다”고 한탄했다. 나이지리아 주장인 윌리엄 트로스트에콩(알콜루드)은 “동료들과 함께 이번 경기에 출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분노했다.

리비아 축구협회는 “항공 교통 통제 규정과 보안 검사, 물류 문제로 국제 항공 여행은 늘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해명했지만 사태를 수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나이지리아는 이번 사태가 리비아의 보복성 심리전으로 추측하고 있다. 리비아가 먼저 원정에 나섰던 3차전 당시 리비아 선수들이 경기가 열리는 도시로 이동할 때가지 3시간이나 지연됐다고 불만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아데몰라 올라지레 나이지리아축구협회 대변인은 “리바아 축구대표팀의 ‘거짓 주장’을 근거로 나이지리아 선수단을 공항에 10시간 이상 묶어둬야 한다는 리비아 측 ‘고위 당국자’의 지시가 있었다는 얘기를 전날 밤 들었다”고 말했다.

결국, 나이지리아 축구협회는 아프리카축구연맹(CAF)에 공식 항의와 함께 리비아전을 보이콧하기로 결정했다. CAF 역시 이 사건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해 공식 안건으로 처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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