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에 구우면 특유의 향이 입맛을 자극하고, 촉촉하면서도 질긴 식감이 먹는 재미를 더한다. 간식으로 먹어도 좋고, 맥주 안주로도 빼놓을 수 없는 ‘마른오징어’ 이야기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른오징어를 마요네즈 등의 소스에 찍어 술안주나 간식으로 즐긴다. 마른오징어 외에도 마른한치 등을 구워서 먹기도 한다.
마른오징어는 단백질 함량이 높고 지방 함량이 상대적으로 낮다. 마른오징어에 풍부한 단백질은 근육 세포 재생과 회복에 도움을 주고, 운동 후 몸에 쌓인 피로회복에 도움을 준다.
마른오징어 100g당 지방 함량은 약 1~2g정도로 매우 낮은 반면, 단백질 함량은 70g 정도다. 특히 포화지방과 탄수화물 함량이 낮아 심장 건강에 이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마른오징어에는 셀레늄이라는 항산화 성분이 포함돼 있어 체내에서 발생하는 유해 산소를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준다. 셀레늄은 신체에 필요한 필수 미량 원소 중 하나다. 또 비타민 E, 아연, DHA, EPA가 풍부해 뇌 발달에 이롭다. 특히 타우린이 풍부해 심혈관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마른오징어에 함유된 철분은 혈액 내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 생성에 관여, 빈혈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마른오징어'는 다른 튀김류보다 건강한 간식이라는 대접을 받아왔다. 그런데 이런 통념을 뒤집는 주장이 제기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고온 조리를 반복적으로 할 경우, 벤조피렌 등의 발암물질이 생성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실제로 오징어를 구울 때 표면이 검게 그을리면 벤조피렌 같은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가 생성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벤조피렌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1군 발암물질로 분류된 성분이다. 일반적으로 고기나 생선을 숯불, 직화 등 고온으로 조리할 때 발생하는데, 섭씨 300도 이상에서 생성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마른오징어는 건조 과정에서 나트륨이 농축되기 때문에 나트륨 함량이 높다. 마른 오징어 한 마리당 나트륨 함량은 약 800mg으로, 이는 성인 하루 권장 섭취량(약 2000mg)의 40%에 해당한다.
나트륨을 과다 섭취할 경우, 고혈압, 위염, 심장병, 만성신부전 등 다양한 질병이 유발될 수 있다.

생오징어보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것도 주의할 점이다. 마른오징어 한 마리엔 약 230mg의 콜레스테롤이 들어 있는데, 이는 하루 권장 섭취량의 약 75%에 해당한다. 고지혈증이나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사람은 마른오징어를 많이 섭취하지 않도록 조절해야 한다.
또 가급적 마른오징어를 조리할 땐 불에 직접 굽기보다는 물에 불린 뒤 잘게 찢어 샐러드에 넣어 먹으면 식감을 더하고 영양을 보충할 수 있다.
고혈압이 있거나 신장 기능이 저하된 경우, 소화기능이 약하거나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는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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