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전세계 수입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한 가운데 미국 내 공장을 보유한 글로벌 10대 완성차 업체가 연간 510억달러(약 75조원)의 추가 비용을 지출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에 따라 일부 업체는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할 가능성이 커졌다.
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다스 오닌도 노무라증권 리서치 애널리스트가 미국·일본·유럽·한국 등 주요 10개 자동차 업체를 대상으로 각 기업의 추가 비용을 예측한 결과, 이들 기업이 부담해야 할 추가 비용은 연간 약 510억달러 늘어날 전망이다.
노무라증권이 미국이 수입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일률 부과하고 철강과 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한 상황을 가정한 결과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수입되는 자동차에 부과되는 관세로 인한 피해가 약 280억달러(약 41조1800억원)로 가장 컸다.
특히 멕시코산 수입 비중이 큰 제너럴모터스(GM)의 추가 비용은 약 133억달러(약 19조5600억원)로 가장 크게 나타났다. GM이 관세에 따른 비용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하지 않고 모두 떠안을 경우 GM은 영업적자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됐다. 일본 자동차업체 마쓰다도 영업 적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도요타는 연간 영업이익이 약 30% 감소할 전망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자동차 업체들은 결국 관세에 따른 비용을 자동차 가격에 얹을 것으로 보인다. 닛케이에 따르면 미국 조사업체 콕스오토모티브는 26일(현지 시간) 관세로 인한 비용 증가분을 공급망에서 흡수하지 못할 경우, 신차 1대당 판매가격이 최대 20% 상승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따른 판매량 감소도 예상된다.
콕스오토모티브는 같은 날 미국의 2025년 신차 판매량 전망을 1560만 대로 하향 조정했다. 연초 예상치보다 4% 감소한 수치다.
조나단 스모크 콕스오토모티브 수석 연구원은 "관세에 따른 무역 변화는 북미 자동차 생산에 큰 혼란을 주어 경제의 대폭적인 침체로 이어진다"며 "최악의 사태로 향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닛케이는 현대자동차그룹의 대미 31조원 규모 투자 계획을 언급하며 "대미 투자가 관세 감면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 명확해졌다"고도 짚었다.
앞서 현대자동차그룹은 24일(현지 시간) 향후 4년간 미국 내 210억달러(약 31조원) 규모의 신규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자동차 생산 분야에 86억달러를 투자해 미국 내 생산 능력을 현재 연 70만대에서 120만대로 약 70% 늘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