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18억···LG전자 류재철 본부장, 조주완 사장도 제쳤다

2025-08-21

LG전자에서 보수 1위 자리가 바뀌었다. 류재철 HS사업본부장 사장이 그동안 보수 부동의 왕좌 자리를 꿰찼던 조주완 LG전자 사장을 제치고 올해 상반기 현직자 기준 1위에 오른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보수 판도 변화의 '숨은 공신'으로 류 사장이 주도한 구독사업을 꼽는 분위기다.

21일 LG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류재철 HS사업본부장 사장은 올해 상반기 18억6000만원의 보수를 받는다.

이번 보수는 이례적이다. 그동안 LG전자 최고 보수 자리는 조주완 사장이 지켜왔지만, 올해 처음으로 류재철 사장이 그 자리를 넘어섰다. 자연스레 올해 상반기 LG전자 현직자 기준 보수 1위도 류 사장이 차지하게 됐다.

보수 판도가 바뀐 것은 조주완 사장의 보수가 줄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조주완 사장은 15억7400만원의 보수를 받았는데, 이는 2023년 하반기(23억4100만원), 2024년 상반기(22억1200만원), 2024년 하반기(29억9200만원) 매번 20억원 이상을 수령한 것과 비교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하면 거의 반토막이다.

임원 보수는 전년 실적을 반영한다. LG전자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87조7282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3조4197억원)이 전년 대비 6.4% 감소한 것이 보수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결정된 임원보수 규정에 의거해 지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류재철 사장은 '구독 사업' 성과가 반영되면서 상여금으로 11억4400만원을 받았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상여금은 H&A사업부 실적을 반영한 계량 지표와 리더십 등을 평가하는 비계량 지표를 기반으로 산정되는데, 올해 처음으로 '구독사업 경쟁력 강화'가 류 사장의 비계량 지표 평가 항목에 포함됐다.

LG전자는 2009년 정수기 렌털 사업으로 '구독'에 첫발을 내디뎠지만, 2022년부터 대형가전과 홈엔터테인먼트 제품까지 확대하며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연평균 매출 성장률 30% 이상을 기록하며 불과 4년 만에 가시적 성과를 낸 것이다.

올해는 사업의 확장세가 더욱 뚜렷하다. 1분기 5600억원, 2분기 6300억원으로 상반기 매출만 1조1900억원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매출 2조 클럽' 가입을 확실시하는 분위기다. 이러한 성과 속에서 조 사장은 "2030년까지 지난해의 3배 수준으로 키우겠다"는 구독사업의 청사진을 이미 일찌감치 제시하기도 했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특히 가전 구독 시장이 이미 형성돼 있거나 고객 니즈가 큰 동남아 지역에 구독 씨를 뿌리며 외형 성장을 꾀하고 있다. 2019년 말레이시아에서 시작한 첫 해외 시도 이후 5년간 공백기를 거쳤지만, 지난해 다시 대만과 태국에서 사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올해는 속도를 한층 높여 싱가포르, 인도와 홍콩 등 총 3개 국가로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포부도 내놨다. 최근 싱가포르에서는 실제 서비스가 시작됐고, 시장 검증을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동안은 인도에서 시범 서비스를 운영하며 현지 가능성을 점검했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재 구독 사업을 운영 중인 국가에서 차별화된 케어 서비스와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 등을 통해 고객을 적극 유치하는 한편, 지속적으로 신규 론칭 국가를 늘리며 글로벌 소비 트렌드에 맞춰 사업을 적극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직 구독사업은 해외시장에서 첫 발을 뗀 사업이다. 이에 LG전자는 국가별 맞춤 전략을 통해 자연스러운 시장 확장을 꾀하고 있다. 일례로 베스트샵, 온라인몰, 오프라인 매장, 방문판매 등 국가별 환경에 따라 유통 채널을 달리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세밀한 현지화 전략은 류 사장이 고객과 시장의 흐름을 잘 읽는다는 평가와도 맞닿아 있다.

임정수 LG전자 HS/ES구독사업담당은 "현지 고객의 생활 패턴과 니즈를 파악하고 지역 특화된 제품 및 전략을 바탕으로 사업을 성장시키며 글로벌 구독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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