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만 92억
20년 30.9억→24년 102억
국민연금·호반 등 예의주시
"공적자금 지원받고 경영진 주머니 채우기만" 비판

[디지털포스트(PC사랑)=김호정 기자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올해 상반기에만 92억2400만원의 보수를 받으면서 연간 총 보수액은 136억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회장 취임후 5년간 인상률은 수백%로 여러 논란을 낳고 있다. 사측은 해마다 경영성과를 이유로 들지만 그룹 안팍에서는 과도하다는 반응이 더 많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조 회장은 한진칼에서 43억2900만원, 대한항공에서 38억2300만원, 진에어에서 10억7200만원을 받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한항공과 한진칼에서 받은 64억5800만원보다 42.8% 증가한 것이다. 다만 지난해에는 한진칼과 대한항공의 급여만을 합산한 것이다. 조 회장은 지난해 4월부터 진에어 임원을 맡았으며, 상반기 보수는 5억원 미만으로 책정돼 공개 대상에서 제외됐다.
올해 진에어 보수가 추가된 점을 고려하더라도 조 회장의 보수는 최근 가파르게 상승했다. 조 회장의 연봉은 취임한 다음해부터 매년 두자릿수 인상률을 기록하며 최근 5년간 (2020~2024년) 총 230% 상승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20년 대한항공에서 17억3200만원, 한진칼에서 13억6600만원 등 총 30억9800만원을 받았다. 전년 대비 12억원 증가한 액수로 상승률은 64%에 달했다. 이어 ▲2021년 34억3000만원(전년 대비 11% 인상) ▲2022년 51억8300만원(전년 대비 51% 인상) ▲2023년 81억5700만원(전년 대비 57% 상승)을 기록했다. 2024년에는 합산 100억원을 돌파해 102억1300만원(전년 대비 25% 인상)을 기록했다. 이 같은 상승률을 고려할 때 올해에는 보수로 136억원1600만원을 수령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진그룹은 경영 정상화 이후 경영진의 보수 한도를 계속 인상함에 따라 주요 주주들로부터 반발을 사기도 했다.
국민연금은 2023년 3월 21일 열린 대한항공 정기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의 건에 대해 주주권익 침해 행위에 대한 감시의무 소홀을 이유로 반대하고, 이사보수한도 승인의 건에 대해서는 보수금액이 경영성과에 비추어 과다하다고 판단하여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지주사인 한진칼의 2대 주주인 호반건설은 지난 3월 열린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 한도를 90억원에서 120억원으로 증액하는 안건에 대해 반대 표를 던졌다.
호반그룹 관계자는 "특정 이사 1인의 보수 한도를 높이는 것에 대해 주주로서 의사를 표시한 것"이라며 "실제로 조 회장에 대한 보수 한도가 몇 년 간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실제 성과를 낸 임원인지 경영 성과, 실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과도하다는 측면이 있어 목소리를 낸 것"이라고 부연했다. 호반그룹은 단순 투자자의 입장에서 경영진의 의사 결정이 제대로 이뤄지는를 주요 주주로서 살펴보겠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진칼과 대한항공은 "최근 10년간 두 차례 보수한도 인상 이후 보수한도 수준을 유지해왔고, 책임경영강화 등으로 임원기본연봉을 동결한지 3년차가 도래해 처우 조정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 편입과 향후 통합 항공사 출범에 따른 이사 규모 확대 가능성을 고려하면 이사 보수 한도 상향이 필요하다"고도 언급했다.
이 같은 해명에도 주요 주주들의 비판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대한항공 직원의 1인당 평균 급여는 6600만원으로 전년 5560만원에서 12% 증가하는 데 그쳤는데, 경영진과의 인상률이 지나치게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아울러 해마다 경영진의 보수는 올라가면서도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배당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에 대해서도 불만이 나오고 있다. 기업 이익을 경영진 주머니 채우는데 활용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한진칼의 배당성향(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 총액의 비율)은 지난해 12.5%로 전년(9.25%) 대비 소폭 증가했으나,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 49.68%에 한참을 밑돌았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하며 공적 자금을 지원받으면서 주주 배당보다는 경영진의 주머니만 채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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