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경북 경주시가 황금빛으로 물든다.
국립경주박물관은 개관 80주년을 맞아 오는 28일부터 12월 14일까지 특별전 ‘신라 금관, 권력과 위신’ 특별전을 개최한다. 한반도 고대 예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신라 금관 6점이 한 자리에 모이는 특별전이다.
현존하는 금관 6개 처음 한 자리에
금관은 황금으로 만든 관모를 일컫는데, 대표적인 금관으로 꼽히는 신라 금관은 국내에 총 6개가 있다. 1921년 금관총에서 가장 먼저 발견된 후 금령총·황남대총·천마총·서봉총 등에서 총 5개가 출토됐고 나머지 1개인 교동 금관은 1972년 도굴꾼에게서 입수했다.
금관 6개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2점(금령총·황남대총), 국립경주박물관에서 3점(금관총·교동·천마총), 국립청주박물관에서 1점(서봉총)을 소장하고 있다. 이 가운데 3개는 국보, 2개는 보물이다.
현존하는 금관 6점이 한 자리에 모이는 건 처음이다.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국립경주박물관 방문객이 대폭 늘은 가운데 특별전이 열리게 되면 그 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립경주박물관에 따르면 지난 추석 연휴(10월 3~9일) 기간 경주박물관을 다녀간 관람객은 15만3342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2만5557명으로, 이는 지난해 추석(7982명)보다 세 배가 넘는 수치다. 특히 지난 7일은 하루 방문객이 관람객 집계를 시작한 1975년 이후 가장 많은 3만8477명을 기록했다.
APEC 기간 경주 곳곳서 공연·전시
신라 금관뿐 아니라 에밀레종으로 알려진 국보 성덕대왕신종도 관람객을 끌어모으는 흥행 포인트다. 박물관 야외 종각에 걸려 있는 성덕대왕신종은 1992년 제야의 종소리를 끝으로 정기 타종이 중단됐다가 지난달 24일 22년 만에 종소리가 울려퍼졌다. 경주 APEC 기간 중에도 성덕대왕신종의 종소리가 전파를 타고 전 세계에 생중계 될 예정이다.

국립경주박물관뿐 아니라 경주 곳곳에서 문화 행사와 전시가 펼쳐진다. 경주 솔거미술관과 우양미술관에서 한국 미술의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특별전이 열린다.
경주엑스포대공원 내 위치한 솔거미술관에서는 ‘신라한향: 신라에서 펼쳐지는 한국의 향기’ 전시가 내년 4월 26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APEC 정상회의 주제어인 ‘지속 가능한 내일’을 신라의 문화와 미학에 기반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전시다.
수묵화의 거장 박대성 화백과 불화장(佛畵匠) 이수자인 송천 스님, 문화재 복원 전문가 김민 작가, 업사이클링 유리공예가 박선민 작가 등 4인이 신라의 정신과 불교 미학을 각기 다른 시선으로 해석하고 전통과 현대, 물질과 정신의 조화를 보여줄 예정이다.
보문관광단지에 있는 우양미술관은 고(故) 백남준 작가의 1990년대 작품을 중심으로 한 전시 ‘백남준: 휴머니티 인 더 서킷츠’를 지난 7월부터 진행 중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복원 과정을 거쳐 처음 공개하는 작품인 ‘나의 파우스트’ 시리즈 중 ‘나의 파우스트-경제학’과 ‘나의 파우스트-영혼성’ 등 주요 소장품을 한 데 모아 1990년대 백남준 작가의 작업을 다층적으로 조망한다.

‘케데헌’ 인기 올라탄 ‘뮷즈’ 대방출
또 야경 명소인 월정교에 조성될 수상 무대에서는 오는 29일 한복 패션쇼가 개최돼 APEC 분위기를 돋울 예정이다. 27일엔 첨성대 특설무대에서 서울국제무용콩쿠르 특별공연도 열린다.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경주엑스포대공원 문화센터 문무홀에서 선보이는 전통연희극 ‘단심’도 눈길을 끈다. 개관 30주년을 맞은 국립정동극장이 ‘심청전’을 새롭게 해석해 한국무용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최근 전 세계를 휩쓴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인기에 힘입어 이른바 K-뮷즈(뮤지엄+굿즈) 또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은 신라 금관 특별전과 연계해 금관과 황금 문화유산을 바탕으로 한 부채·머그잔·책갈피 등 상품 17종을 개발하고 전시·판매한다. 금관총을 모티브로 한 컵·귀걸이·팔찌 등도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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