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백 안 사고 "다이소 가자"는 중국인들…韓여행 '가성비 성지'로 뜬다는데

2025-09-10

과거 백화점 또는 면세점 등 명품 매장에서 찾아볼 수 있었던 외국인 관광객들이 이제는 국내에서 '가성비' 넘치는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을 더 많이 찾고 있다. 한국 여행 필수 코스로는 올리브영·편의점·다이소 등이 거론되고, 이곳을 이용하는 관광객이 크게 늘어나면서 향후 돌아올 '유커(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의 소비 여력과 그 효과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SK증권 '돌아'올' 유커, 주의 사항은?' 보고서에 따르면 이달 말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무비자 정책이 시행되면 인바운드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여전하지만,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소비 성향 변화 △인바운드만큼 늘어날 아웃바운드 관광객의 증가 등 변수가 남아있다고 봤다.

최근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가 올해 상반기 미국·일본·중국·대만 등 4개국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카드 소비 내역을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한국 여행 쇼핑 필수 코스로 떠오른 올리브영(41%)과 편의점(29%), 다이소(18%)의 올해 외국인 관광객 카드 이용 건수가 크게 뛴 것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전 세계적인 인기와 블랙핑크 등이 한국을 배경으로 한 뮤직비디오를 선보이면서 외국인들이 한국인의 문화에 관심을 더 가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가성비 높은 K뷰티, 생활용품, 패션 상품들에 주목하는 소비 트렌드에 더해, 글로벌 경기 침체와 불확실성으로 소비자들이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실속형, 저가 상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많아져 과거엔 주로 명품 매장을 들리던 외국인 관광객이 국내에서 '가성비' 여행을 추구하는 성향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SK증권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의 소비 성향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소비탄력성이나 가격 저항성이 중요한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를 찾는 중국 관광객이 늘어나는 만큼 중국을 찾는 우리나라 관광객이 증가할 가능성도 높다"며 "가성비 여행을 찾아 중국을 찾는 우리나라 국민이 늘면서 이미 연초 이후 중국을 오가는 항공 편수는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대표적인 경기 선행지표인 8월 소비자심리지수가 두 달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며 "확실히 개선된 소비심리 흐름을 나타낸다"고 봤다. 지난해 연말 여러 부정적 이슈가 혼재돼 있던 상황에서는 6개월 뒤 일반적인 소비나 여행을 생각하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6개월 뒤 소비나 여행을 확대하는데 큰 무리가 없음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이어 "7월 우리나라 국민 출국자 수는 244만명으로 전월 대비 9.4% 증가해 반등 국면에 접어들었고, 우리나라 외국인 입국자 수도 7% 늘어난 179만명을 기록하면서 올해 중 가장 많은 외국인이 입국했다"면서 "9월부터는 중국 단체 관광객 무비자 정책 시행으로 더욱 가파른 입국자 수 상승 추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바가지 논란' 등으로 올해 2~3월 제주도를 찾은 한국인은 70만명 수준까지 하락했었다. 하지만 여름철 성수기 효과와 소비심리 상승 등에 힘입어 8월 한 달간 제주도를 찾는 내국인 입도객은 110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 소폭 증가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입도객은 24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4%나 늘었다. 지난해 11·12월 각각 7만명 수준을 기록했던 중국인 입도객은 3월 10만명을 넘어서면서 7월에는 18만명 수준까지 회복했다. 9월 들어서도 7일까지 일주일간 누적 제주도 외국인 입도객은 약 5만 3000여명으로 추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6.5% 증가한 수치다.

애널리스트는 "중국인 입도객 20만명 회복은 시간문제"라며 "내륙 지역에 대한 여행 수요가 커지면서 제주도 입도객이 줄어들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기우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며 "오히려 내륙으로 입국한 외국인 관광객이 서울이 아닌 제2의 여행지를 찾아오는 수요가 더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것이 맞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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