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피해 늘어나는데…사이버보험 활성화 '게걸음'

2025-08-11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SK텔레콤에 이어 예스24, SGI서울보증 등 사이버 침해사고가 잇따르면서 사이버보험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사이버 위험에 대한 낮은 인식과 보험료 부담 회피 경향 등으로 국내에서는 사이버보험 가입률이 저조한 상황이다.

손해보험회사들은 랜섬웨어로 인한 데이터 훼손‧손해‧도난 등 새로운 사이버 위험을 포함해 정보유출에 대한 배상, 데이터 복구 비용 등 사이버 위험을 종합적으로 담보하는 사이버보험을 판매 중이다.

1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고된 사이버 침해사고는 1034건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5%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정보통신분야 침해사고 발생 비중(32%)이 가장 높고, 발생 건수도 같은 기간 29% 증가했다. 건수로 보면 정보통신 390건, 제조 157건, 도소매 132건, 협회 등 59건, 기타 296건 등이다.

지난 4월 SK텔레콤 유심정보 대량해킹 사태가 대표적이다. 민관합동조사단은 조사 결과 계정 관리 부실, 주요 정보 암호화 미흡, 관련 법령 위반 등 정보보호체계 전반의 문제로 침해사고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6월에는 예스24, 지난달에는 SGI서울보증이 랜섬웨어 감염으로 피해를 보았으며, 예매·대출 등 주요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국민 불편을 초래했다.

이에 따라 사이버보험이 주목받고 있으나 활성화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보장 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지난달 16일부터 30일까지 사이버보안 업무를 수행하는 보안 관계자 300명을 대상으로 사이버보험 인식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사이버위험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보안장비 도입 등 예방적 조치(39%)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사이버보험을 통한 위험 전가(27%)가 그 뒤를 이었다.

그러나 ‘사이버보험을 통한 위험 전가’를 선택한 응답자 중 실제 사이버보험에 가입한 비율은 의무보험이 18.9%, 임의보험인 사이버종합보험이 6.9%에 불과했다.

가입을 가로막는 주요 요인으로는 보장 내용에 대한 이해 부족(85.6%)과 사이버보험에 대한 낮은 인지도(74%)가 꼽혔다. 이로 인해 경영진 보고와 예산 확보 어려움으로 보험 가입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사이버보험 활성화에 대한 논의도 계속되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달 발표한 ‘사이버보험 활성화를 위한 제언’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사이버보험 시장규모는 2019년 59억달러에서 2023년 141억달러로 증가했으며, 2027년에는 290억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국내 사이버보험 시장규모는 300만달러 남짓으로 전 세계 비중의 0.004%에 머물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사이버보험 활성화를 위해서는 특히 책임보험의 의무가입 기준 및 최저보험금액 재검토, 세제 혜택 및 인센티브 제공, 합리적인 보험료 산출 기반 마련을 위해 보험업계와 보안업계 간 데이터 공유 체계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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