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프라株 국가별 차별화
韓 전력망확충법 처리 속도
LS일렉 한달새 28% 껑충
올들어 급등하던 美 전력주
저전력 AI 등장에 맥못춰
"반덤핑 관세 불확실성 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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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효율, 저전력의 딥시크가 공개되면서 주가가 급락했던 인공지능(AI) 전력주들이 국가별로 다른 회복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 전력기기주들은 대부분 딥시크 공개 전의 주가 수준을 회복하거나 오히려 큰 폭으로 오른 반면 미국 전력 관련주들은 여전히 부진한 상태다.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LS일렉트릭은 한 달 새 28.76% 상승한 28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xAI가 새로운 모델을 공개했는데 과거 LS일렉트릭이 xAI 데이터센터에 배전반 부품을 공급한 이력이 부각되며 주가가 상승세를 탔다. 한국의 전력기기주들은 한 달 새 7.35% 하락한 HD현대일렉트릭을 제외하고는 주가가 딥시크의 충격을 대부분 회복했다.
효성중공업은 주가가 한 달 전보다 3.65% 상승했으며 일진전기도 1.12% 올랐다. 중국과 미국 간 AI 경쟁이 심화되면 투자가 훨씬 활발해질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전력망확충특별법이 이날 통과된 것도 주가엔 긍정적인 효과를 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가 '에너지 3법' 중 하나로 통과시킨 전력망확충법은 AI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송전선로를 확충해 전력 생산을 늘리도록 하는 방안이다.
다만 지난달 중순까지 가파른 속도로 올라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졌던 미국 전력주들은 여전히 한 달 전보다 주가가 크게 하락한 상태다. 고효율의 딥시크 R1 모델이 챗GPT에 비해 전력 소비량을 50~75% 정도 적게 쓴다는 분석이 나오며 주가가 대거 조정을 받았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버티브홀딩스는 19.08%, 이튼은 9.58% 내렸다. GE버노바 역시 7.02% 하락했다. 콘스텔레이션에너지나 오클로 같은 원자력 관련주만 올랐다.
다만 4년간 5000억달러라는 역대 최대 규모 AI 인프라스트럭처 투자를 예고한 스타게이트 등 미국 전력기기 설비의 실적을 개선시킬 요소가 중장기적으론 있다. 올해 하반기에도 미국 전력난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발전소와 전력망 기업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AI 전력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국가별로 다른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SOL 미국AI전력인프라ETF는 콘스텔레이션에너지, 버티브홀딩스, GE버노바 등 미국 주식들로 구성돼 있는데 최근 일주일간 2.3% 하락했고 한 달간 1% 상승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한국 주식으로 이뤄진 KODEX AI전력핵심설비는 최근 한 달간 4.5% 올랐다.
다만 코스피에서 삼성전자와 다른 소외 업종들이 최근 들어 오르기 시작하면서 당분간 수급 측면에서 전력기기업종이 불리할 수도 있어 보인다.
산일전기는 7거래일 연속 순매수한 외국인 덕에 주가가 계속 오르다 19일 전날 대비 2.4% 하락했다. 이날 가온전선은 3.02%, 일진전기는 4.5% 하락으로 전환됐다.
북미 수출이 증가해 실적이 큰 폭으로 올랐던 초고압변압기의 경우 4월에 반덤핑 관세가 최종 결정돼 불확실성이 있는 점 역시 부담이다. 지난해 변압기 수출에서 미국 비중은 45%로 가장 높다.
[김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