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협이 신선농산물과 농식품의 미국 진출 확대를 위해 현지 네트워크 기반을 강화하는 데 나섰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21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조현동 주미 한국대사와 만나 농협 농식품의 현지 시장 진출 확대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조 대사와 강 회장은 최근 미국에서 거세게 불고 있는 ‘케이(K)’ 열풍을 농식품 수출과 접목하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강 회장은 “농협은 미국시장 농식품 수출 확대를 통해 한국산 농산물 판매 확대와 농민의 소득 안정에 기여하고자 한다”며 “농협 농식품이 현지에서 탄탄한 유통망을 구축할 수 있도록 대사관 차원에서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다.
강 회장은 앞서 17일 서상표 주애틀랜타 대한민국 총영사도 만나 농협 농식품의 미국 진출 확대를 위한 의견을 교환했다. 농협은 17∼20일 애틀랜타에서 열린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에 전국 팔도 쌀과 농협식품의 다양한 가공식품을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이처럼 회장이 직접 나설 정도로 농협이 미국시장에 공을 들이는 건 농식품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위치가 확고하기 때문이다. 농협은 지난 한해 자체 생산한 농식품 2억8900만달러(약 4090억원)어치를 외국에 수출했다. 미국시장은 농협 농식품 수출액의 5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수출 금액(6036만달러)도 1000억원에 육박한다. 수출액 상위에 포진한 ▲배 ▲포도 ▲채소 종자 ▲화훼류 ▲쌀 ▲김치류 등은 우리 농가의 소득과 직결된 품목이다.
진현준 NH농협무역 미국법인장은 “한국산 배를 공급받던 현지 코스트코사가 최근 샤인머스캣 공급을 제안했을 정도로 신선농산물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미국은 인구가 3억명이 넘고, 한국 교민이 많은 덕에 농협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 높아 절대 놓쳐서는 안되는 농식품 수출시장”이라고 설명했다.
농협은 17일과 21일 현지 농식품 유통사인 시카고푸드·하나그룹과 각각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미국 내 유통망 개척에도 힘을 쏟고 있다.
시카고푸드의 경우 미국 중부지역 주요 마트에 식료품과 농축수산물을 공급하며 지난해 연매출 약 3000억원을 올렸다. 농협은 이번 MOU를 통한 공동 마케팅으로 쌀·쌀어묵·쌀과자 등의 현지 판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하나그룹은 미 동부 11개주, 2000여개 농식품 매장에 농식품을 공급하는 유통사다. 양 사는 공동 홍보전략 수립, 공동 상품기획 등을 통해 ▲쌀 ▲즉석밥 ▲고춧가루 ▲배즙 등의 판매를 공격적으로 늘려가기로 했다.
강 회장은 “이번 MOU를 계기로 미국 현지 판촉활동을 강화하고 유통 네트워크를 촘촘히 다져나갈 것”이라며 “농협 농식품 수출을 늘려 그 성과가 농업소득 증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워싱턴D.C.(미국)=김해대 기자 hdae@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