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글로벌 '관세 전쟁' 발발 속 관세 인하..."보호주의 원하지 않아"

2025-02-03

할리데이비슨 겨냥, 대형 오토바이 수입 관세 50%에서 30%로 인하

평균 13% 수준인 관세율을 11%로 낮추기로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글로벌 '관세 전쟁'이 본격화한 가운데 인도 정부가 관세 인하를 선언했다. 보호무역 조치로 기업을 보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힘으로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복'을 피하기로 한 것이라고 현지 더 이코노믹 타임즈(ET) 등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인도 재무부는 이달 1일 2025/26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예산안을 공개하며 현재 평균 13% 수준인 관세율을 11%로 인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미국 오토바이 제조업체 할리데이비슨을 겨냥해 1600cc 이상의 엔진을 장착한 대형 오토바이에 대한 수입 관세를 50%에서 30%로 낮추고, 섬유 및 자동차 부품 등의 관세도 인하했다.

투힌 칸타 판데이 인도 재무부 차관은 "우리의 입장은 보호를 강화하는 것이 아니다"며 "우리는 보호주의를 지향한다는 신호를 누구에게도 보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기업을 돕기 위해 관세를 부과하고 있지만 산업이 발전하면 단계적으로 폐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도 정부의 관세 인하 결정은 미국이 오는 4일(현지시간)부터 캐나다 및 멕시코에 25%, 중국에 추가로 10%의 보편적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나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높은 관세를 물리고 있다는 비난과 '상호주의적' 관세 부과 위협을 받아왔던 상황에서 관세 보복, 나아가 무역 전쟁을 피하고자 선제 조치를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달 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공정한 무역'을 강조하며 "인도가 미국산 보안 장비 구매를 늘리고 공정한 양자 무역 관계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는 미국의 불법 체류자 추방에도 적극 협조 중이다. 이 역시 트럼프 정부와의 무역 분쟁을 피하고, 자국민의 합법적인 미국 입국 경로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으로 여겨진다.

인디언 익스프레스는 "이달 말 모디 총리가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라며 이 기간 양자 무역 및 비자 문제에 대한 협상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은 인도의 최대 무역 상대국이다. 2023/24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 양국 간 무역액은 1180억 달러를 넘어섰고, 인도는 약 320억 달러의 무역흑자를 냈다.

hongwoori8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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