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AI 고군분투하는데…정부 거버넌스가 발목

2025-02-20

정부가 인공지능(AI) 3대 강국(G3) 도약을 위해 GPU 1만 8000장을 확보하는 등 전방위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선진국과의 인공지능(AI) 경쟁력 격차가 되레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에는 한국의 AI 거버넌스 부재도 있다. 네이버·카카오 등 토종 AI 기업들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로 리더십 공백이 생긴 국가AI위원회 등 거버넌스가 빨리 정상화하지 않으면 글로벌 빅테크와의 경쟁에서 열세가 불가피할 거란 지적이 나온다.

20일 AI G3 전략을 발표한 국가AI위원회는 위원장인 대통령 공백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가 위원회를 대신 주재하며 AI 분야에 과감한 투자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의사결정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게 정보기술(IT) 업계의 시각이다. 일례로 딥시크 쇼크를 계기로 조(兆) 단위의 AI 추가경정예산 집행 필요성이 커졌지만 여야는 물론 대통령실과 정부의 의견차로 결정이 지연돼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AI 행정명령을 폐기했고 유럽연합(EU)도 그간의 고강도 규제에서 벗어나 규제 완화를 결정하는 등 정부가 성장을 주도하는 선진국과 대조된다.

AI 외교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파리 AI 행동 정상회의’에는 JD 밴스 미국 부통령, 장궈칭 중국 부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각국 수장이 모여 글로벌 AI 정책과 협력방안을 두고 정상회담을 가졌지만 한국은 대통령 부재로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대참했다. 그는 정상회담에 들어갔지만 외교 관례상 발언권이 없었으며 주요국 정상들과의 양자회담도 불가능해 사실상 국제 협력 무대에서 한국이 소외되는 결과를 빚었다.

그 사이 기업들은 각자도생 중이다. 카카오가 최근 방한한 오픈AI와 AI 서비스 공동 개발 등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게 대표적 사례다. SK텔레콤은 앤스로픽, 퍼플렉시티 등 AI 스타트업들은 물론 소프트뱅크, 도이치텔레콤 등 글로벌 통신사들과도 AI 관련 협력을 맺었다. 자사 첫 해외용 AI 서비스 ‘에스터’도 내달 북미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KT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AI 모델, 솔루션 공동 개발을 통한 사업을 올해 본격 착수한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