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부동산 큰손 티시먼 스파이어, 인천 송도 꼭 찝은 이유는?

2025-03-25

세계적인 부동산 투자·개발 회사인 티시먼 스파이어(Tishman Speyer)가 한국의 바이오 산업의 잠재력이 크다고 보고, 관련 연구단지 개발에 적극 나서기로 함에 따라 관련 업계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랍 스파이어(Rob Speyer) 티시먼 스파이어 CEO는 24일 매일경제와 단독 인터뷰에서 “인천 송도와 같은 지역은 하버드에 버금가는 연구단지를 조성할 여건이 충분히 마련돼있다”며 “이를 통해 한국의 바이오 산업이 한번 더 발전할 계기를 마련한다면 투자·개발사 입장에서도 보람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바이오 산업은 세계적인 대기업과 유망한 스타트업이 모두 존재하지만 생명과학에 특화된 고사양 인프라는 아직 부족하며, 이는 산업의 성장 잠재력을 제한할 수 있는 요인이기도 하다”라고 강조했다.

50여년 역사를 가진 티시먼 스파이어는 전통적으로 미국내 상업용 부동산 사업에 강점을 가진 기업이다. 글로벌 본사가 위치한 미국 뉴욕 록펠러 센터가 이를 상징하며, 뉴욕 이외에도 보스턴·시카고·시애틀 등 12개 대도시에서 대형 상업 부동산을 운용중이다.

그러나 최근 많은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랍 스파이어 CEO가 이끌어 온 지난 10년간은 해외 확장과 첨단 생명공학 연구시설, 주거용 부동산 진출이 새로운 화두가 됐다. 그는 “한국은 티시먼 스파이어의 신사업 영역이 모두 유망한 국가”라며 “15년간 함께 일해온 국민연금의 존재도 한국시장에 진출하게 된 중요한 요인”이라 설명했다.

티시먼 스파이어는 오랜 생명공학 연구시설 개발의 노하우를 인정 받아 하버드대학의 생명공학 산학리서치센터(ERC: Enterprise Research Campus)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티시먼 스파이어는 하버드에 앞서 화이자 등 글로벌 업체들과 13개 생명과학 부동산을 개발완료 또는 개발 중이며 국민연금이 참여한 프로젝트도 다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ERC는 향후 유력 제약사들이 입주하고, 하버드 의대 등과 공동사업에 나설 첨단 인프라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위치는 보스턴 하버드 캠퍼스의 공학·응용과학대학과 경영대학원 사이며, 총 면적은 축구장 12개 크기에 해당하는 약 8만4000㎡다. 투자규모는 약 15억달러(2조2000억원)에 달한다.

스파이어 CEO는 “생명공학 연구시설을 개발하는 것은 일반적인 부동산과 아주 다르다”라며 “연구기관들이 요구하는 조건도 다양하고, 여러 조직이 협업해야 하는(Interwoven) 특성을 반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생명과학 부동산을 위해 별도의 회사를 차린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라 덧붙였다.

한국 국토교통부가 육성중인 기업형 장기임대주택도 티시먼 스파이어의 주요 신사업 중 하나다. 현재 한국의 임대주택 사업장들은 모두 소규모로 운영중인데, 티시먼 스파이어는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 임대주택 사업을 세계 각국에서 성공해 낸 경험을 갖고 있다.

스파이어 CEO는 “저렴한 가격대이거나 청년·노년층 맞춤형 임대주택을 개발한 경험도 많다”며 “대규모 부동산 개발은 공적 연기금의 투자를 받아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투자자들의 입장을 감안해 수익추구와 사회적 책임을 동시에 충족하는 임대주택 사업에 나서려 한다”고 전했다.

국내에는 기존 임대사업자들을 중심으로 해외자본이 주거형 부동산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경계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스파이어 CEO는 “글로벌 사업을 추진하며 가장 신경쓰는 것이 현지(Local) 가치다. 그래서 현지 전문가를 다수 채용하고, 특히 한국의 경우 국민연금과의 관계를 고려해 공공성을 매우 중요시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각의 우려처럼 임대주택 시세를 터무니없이 끌어올린다면 우선 소비자들부터 외면할 것”이라 밝혔다.

티시먼 스파이어는 역사적 가치가 높은 건축물을 매입한 뒤 공간을 재구성해 가치를 높이는 사업에서도 탁월한 성과를 거둬왔다. 지난 1996년 매입한 록펠러 센터가 대표적이다. 원형을 최대한 보전하면서 전망대인 ‘Top of the Rock’과 명소를 추가했다.

스파이어 CEO는 “프랑스 파리 증권거래소 역시 19세기에 지어진 건물의 가치를 보전하면서 내부 근무자들은 21세기의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균형을 맞추는 데 주력했다”고 전했다.

그는 “역사적 건축물을 재구성할때는 일반적인 개발보다 제약사항이 훨씬 많지만 오히려 이를 영광으로 받아들인다”고 덧붙였다.

스파이어 CEO는 임기중 최대 성과로 꼽히는 미국 뉴욕의 ‘더 스파이럴(The Spiral)’ 개발 경험도 공유했다.

그는 이 건물의 최상층을 모든 입주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클럽하우스(공용 커뮤니티 공간)으로 구성한 것을 주된 성공요인으로 꼽았다.

스파이어 CEO는 “가장 비싼 값을 받을 수 있는 층을 레버리지로 삼아 다른 모든 층의 값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라며 “개발 당시만해도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지만, 지금은 수많은 빌딩에 적용되고 있는 전략”이라 설명했다.

그는 이같은 방식이 단순히 좋은 여가공간을 제공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스파이어 CEO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한데, 최상급 오피스는 입주경험을 개선할 수 있도록 적극 관여해야 한다”며 “이는 입주사들이 좋은 인재를 끌어모을 수 있게하고, 궁극적으로 기업이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티시먼 스파이어는 단순히 부동산 개발이나 부동산 공급을 하는 기업이 아니다”라며 “공간 구성(Place Making)을 통해 공간과 사람 그리고 산업을 연결한다”고 역설했다.

더 스파이럴은 준공 1년후 94%의 입주율을 달성했다. 스파이어 CEO는 “화이자와 같은 글로벌 탑티어 임차인을 확보하기 위해 선제적 임대전략을 실행했다”며 “탄력적인 공간 옵션과 맞춤형 인센티브 패키지를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스파이어 CEO 는 한국에서도 티시먼 스파이어의 철학을 접목한 개발을 실현하고 싶다는 바램을 나타냈다.

그는 “현지 전문가 영입에 심혈을 기울였으며, 이번에 한국대표로 선임한 고 대표는 건축 도시 분야의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다수의 한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를 성공시킨 부동개발 전문가로서 향후 한국 내 다양한 개발 프로젝트를 이끌어 갈 것을 기대한다” 고 말했다.

전주사무소 개소를 통해 국민연금과 더욱 긴밀히 연계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나타냈다.

스파이어 CEO는 “그간 국민연금과 함께 많은 사업을 성공적으로 치러냈지만 본사와의 시차, 물리적 거리로 인해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일도 있었다”라며 “전주사무소를 통해 국민연금의 글로벌 부동산 투자 기회 발굴, 다양한 자산군 분석 등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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