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에서 영화 기생충을 연상시키는 이른바 ‘주차장 비밀 거주자’가 3년 만에 드러나 현지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대만 TVBS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가오슝 경찰은 전날 아파트 기계식 주차장 지하 공간에서 무단으로 거주해온 71세 남성 궈모 씨를 무단 침입 혐의로 체포했다.
궈 씨는 약 3년 전 주택이 법원 경매로 넘어가자 자신이 거주하던 아파트의 주차장 지하 공간으로 몰래 들어가 생활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해당 아파트의 전 관리인이었던 탓에 출입 구조와 사각지대를 잘 알고 있었고, 이를 이용해 비교적 손쉽게 침입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궈 씨는 지하 공간에 침대와 책상, 선풍기 등 생활용품을 들여놓고 콘센트를 연결해 전기를 사용하는 등 사실상 거주 공간처럼 꾸며 생활해왔다. 해당 장소는 오랜 기간 주민들의 출입이 거의 없던 곳이라 그동안 외부에 발각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아파트 소유주가 해당 주택을 매물로 내놓으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현장 확인을 위해 방문한 부동산 중개인이 지하 공간에서 궈 씨를 발견하면서 은밀한 생활이 드러난 것이다.
중개인이 “왜 이곳에 있느냐”고 묻자 궈 씨는 “주차 공간은 모두가 사용하는 공용 시설”이라며 오히려 자신의 거주를 정당화하는 주장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부동산 관계자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고, 궈 씨는 현장에서 체포됐다.
사건은 검찰로 송치됐고, 아파트 관리 측은 지하 공간에 남아 있던 궈 씨의 개인 짐을 모두 철거했다.
이와 유사한 사건은 중국에서도 발생했다. 지난 2월 중국 동부 장쑤성에 살던 리 씨는 7년 전 구입한 집의 지하실에 전 집주인이 몰래 거주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발견했다.
중국 매체 넷이즈뉴스에 따르면 리 씨는 2018년 도심에 위치한 중고 주택을 약 200만 위안(약 2억8000만 원)에 매입했다. 교통이 편리하고 인테리어가 깔끔한 집에 가족 모두가 만족해왔지만, 당시 집 안을 정리하던 중 계단 뒤편에 숨겨진 문을 발견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문 뒤에는 환기 시설과 조명, 작은 바까지 갖춘 넓은 지하 공간이 있었고 누군가 실제로 생활한 흔적이 뚜렷했다. 리 씨는 이를 보고 "소름이 돋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리 씨는 전 집주인인 장 씨에게 항의하자 장 씨는 "집은 팔았지만 지하실까지 포함된다고 말한 적은 없다"며 지하 공간은 개인 휴식 공간이었다고 주장했다. 장 씨가 어떻게 지하실을 드나들었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분의 열쇠를 사용했거나 주차장과 연결된 출입문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리 씨는 주택 전체에 대한 대금을 모두 지급한 만큼 지하실 역시 자신의 소유라며 법적 대응에 나섰고, 법원은 리 씨의 손을 들어주며 지하실의 소유권을 인정하고 장 씨에게 금전적 배상을 명령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