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3연패에 도전하는 세계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지난해는 지난해일 뿐”이라며 새 각오를 다졌다.
셰플러는 12일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의 TPC 소그래스(파72·7352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최고상금 대회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총상금 2500만 달러) 사전 기자회견에서 “올해는 새로운 시즌”이라며 화려했던 지난 시즌을 돌아보지 않고 새롭게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3위 잰더 쇼플리(미국) 등 동료들과 9홀 연습라운드를 돌았다는 셰플러는 “지난해 우승이 올해 대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라는 질문에 “별로 없다. 내가 1언더에서 시작하는 것도 아니다”며 “이 대회에서 2년 연속 우승한 것은 좋은 경험이지만, 첫 티샷을 할 때 자신감을 조금 더 가질 수 있다는 점 외에는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대답했다. 이어 “나는 단순히 그날의 경기, 그날의 샷에 집중하는 스타일”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시즌 7승(마스터스 포함)과 파리 올림픽 금메달, 이벤트 대회 히어로 월드챌린지 제패까지 9차례나 우승컵을 든 셰플러는 “지난해는 지난해일 뿐이이다. 나는 그걸 복제하려고 하지도 않고, 돌아보려고도 하지 않는다”며 “작년은 훌륭한 한 해였고,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이제 새로운 시즌이다”고 밝혔다.
셰플러는 지난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2, 3라운드에 심각한 목부상을 안고 경기했고, 마지막날에는 8언더파 64타를 치며 5타차 열세를 뒤집고 우승했다. 어렵게 컷을 통과한 셰플러는 3라운드에서 마지막 3홀을 연속 버디로 끝내 역전의 발판을 다졌고 최종라운드에 대역전에 성공하며 대회 50회 역사상 최초로 2연패를 달성했다.
현재 95주 연속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그는 2주 후면 그레그 노먼(호주)을 제치고 타이거 우즈(미국) 이후 가장 긴 시간 동안 연속 세계 정상을 지키게 된다. 노먼은 과거 96주 연속 세계 1위를 유지했고, 우즈는 281주와 264주 연속 세계 1위 기록을 갖고 있다.
이에 관한 질문에 셰플러는 “세계 1위를 유지하는 것은 매번 거울을 들여다보는 것과 같다. 감정을 조절하고, 경기 운영을 관리하며, 스스로를 끊임없이 시험해야 한다”면서 “솔직히 나는 세계 1위라는 타이틀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세계랭킹은 그냥 좋은 성적을 낸 결과일 뿐이다”고 말했다.
TPC 소그래스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잘 치는 것”이라며 웃은 셰플러는 “여기서는 운에 기대어 플레이 할 수 없다. 코스 설계 자체가 굉장히 정교하고 매홀 페이드, 드로샷 등 다양한 구질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페어웨이와 그린을 지키고 그린 주변 플레이도 잘 하는, 그야말로 모든 걸 잘하는 플레이를 말한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휴가중 음식을 준비하다가 손을 다쳐 수술을 받고 올시즌 느린 출발을 하고 있는 셰플러가 올 첫 우승을 대회 3연패로 달성할지 골프팬들은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셰플러는 대회 1, 2라운드에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잰더 쇼플리와 한 조에 편성돼 세계 1~3위 맞대결을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