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 전까진 딸이랑 똑같다…“공감 능력 0” 아들의 진실

2025-11-09

여론조사기관 갤럽 인터내셔널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성인 1534명에게 물었다. ‘성별은 상관없다’는 응답이 과반(56%)이 넘었다. 기왕이면 ‘여아’(28%)라고 답한 사람은 ‘남아’(15%)보다 많았다. 1992년 조사와는 정반대 결과다. 당시 응답자 중 58%가 남아를 원했고, 10%만 여아를 바랐다. 30여 년 사이 귀한 대접을 받던 아들이 ‘찬밥’ 신세가 된 셈이다.

이러한 변화를 이끈 것은 3040 여성이다. 여아 선호도는 40대 여성이 45%로 가장 높고, 30대 여성이 43%로 뒤를 이었다. 이들의 남아 선호도는 각각 9%, 11%에 불과했다. 전체 응답자 중 여아보다 남아 선호도가 더 높은 것은 60대 이상 남성(23%)뿐이었다.

최근 몇 년간 출간된 양육서 제목만 봐도 ‘아들 육아’의 고충이 느껴진다. 『아들 취급 사용 설명서』 『당신 아들, 문제없어요』 『아들 키우기, 왜 이렇게 힘들까』 등 아들을 둘러싼 복합적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소셜미디어(SNS)에서 유행하는 ‘육아 난이도 최상’ 콘텐트의 주인공도 대부분 아들이다. 덕분에 아들 키우는 양육자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도 성행한다.

아들이 찬밥 신세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아들은 정말 딸보다 키우기 힘든 걸까? 아들과 딸은 대체 무엇이 얼마나 다를까? 헬로 페어런츠(hello! Parents)가 이 같은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아들 육아의 세계를 파헤쳤다. 개인적 경험담과 사회적 통념에 기대온 다양한 아들 육아론을 여러 연구와 전문가, 양육자의 목소리를 통해 검증해 봤다. 개인정보가 담겨 있어 양육자 이름은 가명으로 처리했다.

Intro 난이도 최상 ‘아들 양육’의 세계

Part 1 찬밥이 된 아들, 왜?

-아들 육아의 비용: 엄마의 체력부터 커리어까지

Part 2 공감 능력 제로? 아들과 딸 차이

-아들의 기질·활동성·공감능력은 딸과 얼마나 다를까

Part 3 아들의 ‘뇌’는 잘못이 없다

-뇌 때문에 멀티 능력이 떨어진다고?

🚹찬밥이 된 아들, 왜?

3040 양육자들이 아들보다 딸을 선호하게 된 현상을 이해하려면 달라진 자녀관부터 들여다봐야 한다. 이제 결혼은 물론 출산도 필수가 아니다. 2018년 합계 출산율이 1명 이하로 떨어진 이후 지난해는 0.75명을 기록했다. 자녀의 존재 자체를 부담으로 인식하는 경향도 강하다. 2017년 육아정책연구소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83.9%가 ‘아이를 키우는 것은 경제적으로 부담된다’고 밝혔다. ‘육체적·심리적으로 부담된다’고 답한 경우도 각각 78.1%, 66.2%였다.

반면에 자녀의 가치는 정서적 만족감에서 찾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24년도 가족과 출산 조사 결과는 이런 사실을 잘 보여준다. ‘자녀는 가족 간 유대와 애정을 강화시킨다’는 의견에 동의하는 비율이 92.7%로 가장 높았다. ‘자녀는 그 자체로 나에게 즐거움을 준다’는 답도 86.8%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에 ‘자녀는 나의 노후에 경제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24%)거나 ‘자녀가 훌륭하게 성장하면 나의 사회적 지위가 상승할 수 있다’(36%)는 의견에는 동의율이 낮았다.

배윤진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젊은 양육자 사이에서 아들이 집안의 대를 잇거나 부모 노후를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은 사라진 지 오래”라고 말했다. 아들의 ‘필요성’이 떨어진 상황에서 “딸보다 아들일 때 육아 부담을 더 크게 느끼고 양육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을 아들 기피 현상의 원인으로 꼽았다. 영유아 가구 패널 조사를 하는 그는 “특히 아이가 어리고, 어머니 나이가 많을수록 아들 키우기 힘들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실제 아들의 넘치는 에너지와 양육자의 부족한 체력을 애로사항으로 꼽는 양육자가 많다. 결혼 및 출산 연령이 높아진 탓이다. 지난해 초산 평균연령은 33.1세로, 2000년 27.7세보다 5.4세 높아졌다. 35세 이상 산모 비중도 35.9%에 달한다. 3세 아들을 키우는 김지민(40·서울 송파)씨도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 아들을 쫓아다니다 보면 몇 년은 더 늙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얼마 전 또래 여자아이가 엄마 옆에 가만히 서 있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좀 더 일찍 낳았으면 지금보단 덜 힘들었을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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