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뜬 혁신 스타트업, 어떤 곳이 상 받았나

2024-10-22

대구광역시와 엑스코가 ‘2024 미래혁신기술박람회(FIX 2024)’의 개막 하루 전인 22일, 혁신 기술과 제품을 선보인 기업 36개를 선정해 ‘최고 혁신상’과 ‘혁신상’을 수여했다. 분야는 ▲미래 모빌리와 ▲ABB(인공지능, 빅데이터, 블록체인) ▲로봇이다. 혁신성과 기술성, 사업성을 고루 살폈다는 것이 주최 측의 설명이다.

수상 기업 36곳 중에서 8개 기업이 대표로 국내외 미디어를 상대로 “자신들이 어떠한 기술과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해당 기업들이 어떤 곳인지, 아래에 소개한다.

미래 모빌리티

최고 혁신상에는 에이올코리아, 한국메탈실리콘, 에이치이아이, 옥산이 수상했다. 혁신상은 리티웨이, 모나, 써모아이, 언브릿지, 이엘일렉트릭, 티엠이브이넷, 한국엘에프피가 받았다.

이 중 한국메탈실리콘, 에이치이아이 한국엘에프피가 현장에서 기업 소개 시간을 가졌다.

한국메탈실리콘

실리콘 분말을 제조, 수출하는 사업을 하면서 이차전지 음극재용 실리콘을 연구개발 한다. 창업자인 최종오 대표가 삼성반도체 응용기술 부문장으로 일하던 1987년부터 실리콘에 꽂혀 관련 솔루션을 만들어왔다. 특히 리튬이온전지 음극 소재 원료인 흑연을 대체하는 재료로서 실리콘을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최종오 대표는 실리콘을 쓸 경우 화재가 날 원인을 제거할 수 있고, 배터리 당 충전량이 많아 효율적인 전기차 주행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실리콘을 활용한 배터리는 흑연 기반 배터리 대비 용량이 열두배”라면서 “이를 테슬라 전기차에 적용시키면 650개의 실리콘 배터리만 써서 현재의 주행거리를 유지할 수 있으며, 1200개의 실리콘 배터리로는 1000km까지 주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파나소닉과 테슬라 등에 실리콘 음극재를 공급하고 있으며, 오는 2025년까지 생산능력을 연간 4800톤 이상으로 확장하기 위해 투자를 유치 중에 있다.

에이치이아이(HEI)

2016년의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사건, 2024년의 벤츠 전기차 화재. 리튬이온 배터리의 위험성을 부각시킨 사건이다. 전기차 배터리의 관리와 안전성을 예측하는 것 역시 중요해졌다. 에이치이아이는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창업한 회사다. 어떻게? 전기차 운전자가 일반 충전소에서 차량을 충전할 때, 에이치이아이 측이 충전소로부터 충전 정보를 수신한 후 이를 바탕으로 서버에서 배터리를 진단·분석해 결과를 이용자에게 다시 전송하는 방식이다.

충전 후 1분 이내로 이용자가 차량 배터리의 상태 진단과 잠재적 위험 관리 팁 등을 전송받을 수 있다고 이 회사 측은 설명한다. 지금까지 자동차 배터리와 관련한 정보는 제조사가 독점하고 있었기 때문에 정보의 비대칭성이 있었는데, 에이치이아이는 데이터를 활용해 배터리를 진단하므로 자동차 제조업체에 의존하지 않고 관련 정보를 이용자에게 전달할 수 있게 됐다고 자평했다.

조철우 에이치이아이 사업개발본부장은 자사 솔루션이 “차량의 배터리 매니지먼트 시스템(BMS)에 의존하지 않고 기존 OEM과 달리 간략한 (차량) 검진 테스트를 제공하고, 배터리 셀 단계에서 잠재적 위험 요소가 포착이 되면 운전자로 하여금 차를 진단하고 고치도록 권유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엘에프피

이차전지 중에서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만드는 회사인데, 혁신상을 받은 배경에는 SBMS(Safety Battery Management System)가 있다. 기존의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에 화재 진화 기능을 통합한 것이 핵심이다. 리튬 배터리 사용 시 발생할 수 있는 열폭주와 화재 위험을 초기에 대응할 수 있게 했다는 데 점수를 받았다. 배터리 셀 온도를 모니터링 해서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할 경우 이산화탄소를 방출해서 배터리 셀을 영하 78°C까지 급속 냉각하는 방식으로 화재를 막는다. 산소를 없애서 열폭주를 방지하는 방식이다. 전기차 배터리에 화재가 날 경우 사람이 피할 수 있는 골든 타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 화재로 인한 사회적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점 등에 점수를 얻었다.

회사의 목표는 “산업계 전반에서 화재로 인한 리스크를 없애는 것”이며 “글로벌 배터리 안전 혁신 기준 확립을 마련하는 것”이다. 한국엘에프피 측에 따르면 해당 기술은 현재 개발 완료된 상태이며, 내년 1월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ABB(인공지능·빅데이터·블록체인)

최고 혁신상에는 비전스페이스, 일리아스AI, 팬토믹스가 이름을 올렸다. 혁신상을 받은 곳은 디알엠인사이드, 레이메드, 마인즈에이아이, 마케톤, 바이오링크, 비바이노베이션, 사페레아우데, 아이싸이랩, 워프솔루션, 이노테코, 이노프렌즈, 인터엑스, 큐빅케이, 펀블, 프리베노틱스, 피아스페이스이다.

이중 현장 기업 소개에 나선 곳은 팬토믹스, 마인즈에이아이, 사페레아우데, 워프솔루션이다.

팬토믹스

심장질환 분석과 진단을 자동으로 하는 AI 솔루션 ‘마이오믹스’를 만든다. 마치 심장근육을 떼어서 현미경으로 검사하는 것처럼, 가상으로 심장질환을 진단해 높은 정확도를 제공하는 걸 목표로 한다. 비침습적인 영상 바이오마커 수십개를 추출해 진단한다.

김판기 팬토믹스 공동대표에 따르면 “기존 수동 cMRI 방법에 비해 진단 정확도는 180% 향상했고, 분석 시간은 최대 95% 단축”했다. 국내 스무개 대형 병원에서 현재 마이오믹스를 사용 중이다.

마인즈에이아이

연세의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석종호 교수가 창업한 정신건강 융합 플랫폼이다. 집에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검진받을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이용한 우울증 진단 솔루션을 만든다. 두 가지를 결합해 평가하는데, 하나는 ‘우울증의 원인과 관련 깊은 정신건강 보호-취약 요인들을 통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모바일 웹 기반 평가지’이고, 다른 하나는 ‘타액 호르몬을 통해 우울증과 스트레스 상태를 알아볼 수 있는 정신건강·진단 프로그램’이다. 설문과 생체 지표를 결합해 객관적 결과를 도출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석종호 대표는 “집에서 자신의 결과를, 특히 타액 호르몬 분석 결과까지 포함한 내용을 듣기 때문에 비교적 치료에 대한 수용성이 높아진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축은 그간의 약물치료 위주의 진료 환경에서 심리치료 관련 수요를 받침할 ‘디지털 치료제’를 만드는 것이다. 맞춤형 심리상담 프로그램과, VR 기기를 활용해 정신건강 치료를 도울 수있는 표준화된 교육과 훈련을 제공하는 디지털 치료기기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사페레아우데

‘독스헌트에이아이’라는 생성형 AI 기반 문서 작성 자동화 솔루션 제품을 만든다. 대학 4학년 때 창업한 김성우 대표가 굉장히 많은 문서 업무에 시달렸을 때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GPT-3.5가 나오면서 “이걸 갖고 내가 고생하던 문서 업무를 해결할 수 있겠다” 싶어 창업했다. 사내 기획 부서의 평균 문서 작성 할애 시간이 주 20시간에 달한다는 조사도 있으니, 시장도 충분하다고 봤다.

솔루션의 작동 방식은 이렇다. 이용자가 원하는 문서 탬플릿을 고르고 필요한 아이디어와 정보를 넣으면 5분 이내 문서가 만들어진다. 수정권한은 당연히 주어진다. 문서를 만드는 데 드는 시간을 큰 폭으로 줄일 수 있고, AI가 시장조사와 레퍼런스 관련 데이터를 찾아 반영한다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이 회사는 판단했다.

워프솔루션

일단 위 사진 먼저 보는 게 이해가 쉬울 것 같다. 하나의 무선 충전기로 (비교적) 먼 거리에서 여러 전자기기를 동시 충전한다는 아이디어다. 일인 당 사용하는 전자기기의 수가 늘어나고 있으니, 효율적인 충전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제품의 이름은 ‘스페이스온(Space:on)’. 스탠드 램프 형태의 RF 무선충전기로, 최대 40cm 범위 내에서 다기기를 동시에 충전한다.

원거리 무선 전력 전송에 적합한 900MHz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할 수 없다는 규제 문제로 고전했는데, 지금은 ICT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정부와 협력, 국내 RF 무선 충전 기준을 설정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 관련 정책이 마련되어 있는 미국과 일본 시장에 우선 주력한다는 사업 방향을 갖고 있다.

로봇

로봇 분야의 최고 혁신상을 받은 곳은 에이트테크와 트위니다. 혁신상 수상 기업에는 모빈과 씨메스, 지오로봇, 포디아이비젼이 있다. 이 중 현장에서 발표를 한 곳은 트위니다.

트위니

물류센터 오더피킹과 공장자동화 등을 위한 로봇 솔루션을 개발, 공급하는 자율주행 로봇 전문기업이다. 자율주행 물류 이송 로봇 ‘나르고 시리즈’가 알려져 있다. 3D 라이다 센서 기반의 자기 위치 추정 기술이 강점이다. 넓고 복잡한 물류 센터와 같은 환경에서 마커와 같은 별도 인프라가 없이 자율주행 로봇이 목적지를 원활하게 찾아갈 수 있도록 했다.

나르고 오더피킹 같은 경우, 지난해 5월 출시한 이후 국내 15개 물류센터와 150대 이상의 로봇 솔루션 공급 수주계약을 체결했다. 용마로지스, 한익스프레스, 커버로지스 등이 대표적인 나르고 오더피킹 이용사다. 김진경 트위니 로봇사업본부 사업협력팀 이사는 “완전자동화 설비를 갖추는 데는 신축 등으로 높은 투자 비용과 구축 시간이 수반되어야 하나 트위니 로봇은 창고의 구조 변화 없이 즉시 도입이 가능한 형태라 매일 하고 있는 작업을 멈출 필요가 없다”면서 “물론, 한 대당 4000만원이라는 비용이 부담일 수 있으나 월 100만원 이하로 렌탈할 수 있는 옵션도 있다”고 강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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