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중앙] 스마트폰 과의존 해결책 찾기 '내게 스마트폰이란?' 질문으로 시작해요

2025-03-30

스마트폰은 현대 사회에선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 됐습니다. 검색부터 물건 구입, 송금까지 스마트폰 한 대만 있으면 외출하지 않아도 집에서 모든 활동이 가능해졌죠. 이처럼 스마트폰은 우리 일상을 편리하고 유익하게 도와주는 기계지만, 잘못 사용할 경우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지나치게 의존도가 높아질 경우, 이용 조절력이 떨어져 사회생활의 어려움과 안전 위협 등을 초래하기 때문이죠.

최근 스마트폰 이용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이로 인한 부작용이 곳곳에서 나타나며 스마트폰 과의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요. 교육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마트폰이나 SNS 사용으로 공부나 대인관계 등 일상생활에서 지장을 받는다고 답한 응답자가 36.8%에 달했어요. 청소년 3명 중 1명이 스마트폰·SNS로 학업·일상에 지장이 생겼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딥페이크를 악용한 성범죄나 학교 폭력 등 SNS를 통해 각종 사회 문제가 일어나자 여러 국가에서 다양한 법적 조치를 잇달아 내놓고 있죠. 호주는 지난해 11월 세계 최초로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이용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노르웨이는 13세 이상만 SNS를 이용할 수 있도록 규제했죠. 또 프랑스의 경우 일부 학교에서 시행 중인 스마트폰 사용 금지 규정을 초·중학교 전체로 확대하는 방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져요.

스마트폰 사용이 늘면서 일상 풍경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길에서 이동할 때 스마트폰을 눈에서 떼지 못해 느리게 걸으면서 주위를 살피지 못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스몸비(스마트폰과 좀비 합성어)라는 신조어가 생겨나기도 했죠. 많은 보행자 사고를 일으켜 문제가 된 스몸비처럼 스마트폰 때문에 위험에 처하거나 갈등을 겪는 이들이 늘어남에 따라 정부는 스마트폰 과의존을 예방하고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은 지능정보화 기본법 제52조에 따라 지능정보서비스 과의존 대응 목적으로 스마트쉼센터를 설립했죠. 2002년 '인터넷 중독 대응센터'로 서울에 처음 문 연 스마트쉼센터는 스마트폰 이용 확산에 따라 2015년부터 현재 이름으로 바뀌었어요. 전국 18곳 스마트쉼센터는 스마트폰 과의존 예방과 해소를 위한 전문기관으로 건강한 스마트폰 사용으로 삶의 균형을 회복할 수 있도록 예방교육과 상담 등을 진행하죠.

한우서 서울스마트쉼센터 소장은 “스마트쉼센터는 학령기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법정 의무 교육인 '스마트폰 과의존 예방 교육'을 진행하며 과의존 위험군 대상 전문 상담도 제공해요”라면서 스마트폰 과의존에 관해 설명을 이어나갔어요. ‘스마트폰 과의존’이란 과도한 스마트폰 이용으로 스마트폰에 대한 현저성이 증가하고, 이용 조절력이 감소해 문제적 결과를 경험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한 소장은 “초기에는 스마트폰 사용 자체를 억제하거나 무조건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었으나 지금은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고 생활하기 어려운 환경이 됐잖아요. 그래서 건강하고 성숙하게 사용하자는 방향으로 정책이 바뀌었죠”라고 안내했습니다. 과거 사용했던 ‘스마트폰 중독’이란 표현 역시 이러한 이유로 2016년부터 스마트폰 과의존으로 부르죠.

“중독은 질병의 관점에서 끊어내야 하잖아요. 그런데 스마트폰은 끊어내야 하는 존재가 아닐뿐더러 스마트폰 없이 살 수 없는 사회가 됐어요. 또 중독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준다는 의견도 많았고요. 그래서 스마트폰 사용이 과도한 것을 사회 현상으로 인식함으로써 중독 대신 과의존이라고 부르게 됐어요.” 그러면서 한 소장은 “하루 몇 시간 정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거 같아요?”라고 소중 학생기자단에 질문했죠. 곰곰이 생각하던 홍원교 학생기자는 "시간을 재면서 사용하진 않는데 2~3시간 정도 쓰는 거 같아요"라고 답했고 장아원 학생모델은 "저도 그 정도 사용해요"라고 대답했죠.

청소년 스마트폰 사용 실태를 알기 위해 스마트쉼센터는 해마다 실태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실시한 '2023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소년(10~19세)의 40.1%가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으로 조사됐어요. 2021년 37%, 2022년 40.1%, 2023년 40.1%로 해마다 조금씩 상승하고 있죠. 이에 대해 한 소장은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과의존이 늘고 있는 이유는 단순해요. 스마트폰이 소통의 기구이고, 청소년들의 장난감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자녀의 스마트폰 과의존으로 고민 중인 학부모를 상담할 때에는 스마트폰 사용을 무조건 막지 말고 스마트폰의 의미와 이 기기가 어떤 용도로 사용되는지 이해해야 한다고 먼저 설명해요”라고 강조했어요. 디지털 환경 변화에 따른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는 겁니다. 태어났을 때부터 디지털 기기를 접한 청소년의 경우 스마트폰이 일상이고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거죠. 그래서 먼저 이들의 환경을 이해하고 접근해야 한다고 한 소장은 조언해요.

“평소 '나에게 스마트폰이란 어떤 의미일까?' 생각하는 사람이 거의 없잖아요. 이 질문을 하면 다들 어려워하더라고요”라고 말한 그는 소중 학생기자단에게도 스마트폰의 의미를 질문했죠. 한 소장 말처럼 답을 썼다 지웠다 고민한 원교 학생기자는 "위험하지만 필수품이다"라고 정의했고 아원 학생모델은 "선생님, 알고 싶은 것을 알려주기 때문이다"라고 표현했죠.

“학생기자단 여러분은 스마트폰에 끌려다니지 않고 자신이 주도적으로 잘 활용하고 있는 편이에요. 이렇게 유용하게 사용하면 우리한테 이로운 기기지만, 끌려다닐 경우 삶이 피폐해지죠.” 그러면서 자신이 스마트폰 과의존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했죠. 스마트폰 과의존은 ‘현저성·조절 실패·문제적 결과’로 나눌 수 있는데요. 스마트폰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등 삶에서 가장 중요한 활동이 되는 현상을 '현저성'이라고 해요. '조절 실패'는 자신이 스마트폰 사용량이 많다는 것을 인지하고 조절하려고 하나 멈추지 못하는 것을 말하고요. 신체적‧심리적‧사회적으로 부정적 결과를 경험해도 스마트폰 사용을 지속하는 '문제적 결과'를 초래하게 되죠. “이런 단계를 겪어본 학생들은 자기가 스마트폰 과의존이라는 걸 알아요. 스스로 조절하려고 하지만, 결국 마음대로 안 되고 그럼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게 되죠. 밤늦게까지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다음 날 피곤해서 집중도 떨어지는 등 악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어요.”

한 소장은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스마트폰 이용시간을 줄이려 할 때마다 실패한다 ▲스마트폰 이용시간을 조절하는 것이 어렵다 ▲적절한 스마트폰 이용시간을 지키는 것이 어렵다 등 총 10개 문항으로 이뤄진 스마트폰 척도검사(40점 최고점)를 제안했죠. 결과에 따라 31점 이상 고위험군, 23~30점 잠재적 위험군, 22점 이하 일반 사용자군으로 나뉘며, 31점 이상인 고위험군의 경우 스마트폰 과의존 경향이 높아, 스마트쉼센터와 같은 관련 기관의 지원과 도움이 필요하다고 한 소장이 설명했죠. 요즘 스마트폰 사용 연령이 낮아지면서 과의존 연령도 점차 하향하는 추세로 법정 의무 교육 대상자도 확대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에 스마트쉼센터는 지능정보화 기본법에 따라 어린이집과 유치원생, 초·중·고생, 대학생, 성인 등을 대상으로 과의존 예방 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하고 있죠. 과의존 예방을 위한 집합교육으로 스마트폰 과의존의 순기능과 역기능, 바른 사용 습관 형성 등을 교육하는 ‘레몬교실’과 자기를 점검하고 스스로 사용 규칙을 정해 조절 능력을 향상하는 프로그램 ‘WOW 건강한 멘토링’ 등의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또 상담 사례나 교육 콘텐트 등을 센터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으니 가정에서도 교육할 수 있고요.

한 소장은 청소년들의 내면을 들여다보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한다며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모래 치료를 체험해보자고 제안했죠. 이어 그는 “앉아서만 상담하면 자신의 속마음이나 고민을 잘 털어놓지 못하는 학생도 있어요. 모래놀이나 보드게임 등을 하면 친구들이 더 편하게 고민을 토로하죠. 저는 그 과정을 통해 이들의 성향이나 내면을 파악하려고 노력하고요”라면서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모래를 만져보라고 권했어요.

“느낌이 어때요?” 한 소장이 묻자 원교 학생기자가 “모래를 만지고 있으니까 아무 생각이 안 들 정도로 부드러워요. 무장 해제되는 느낌이에요”라고 말했습니다. 아원 학생모델은 “어린아이가 된 거 같아요”라면서 색다른 기분이라고 덧붙였어요. 이에 한 소장은 "여기 피규어(Figure)가 매우 많은데 이것들도 다 의미가 있어요. 그래서 어떤 피규어를 가져오느냐에 따라 이들의 심리나 지금의 상태를 조금이나마 유추할 수 있죠"라고 설명했습니다.

다음으로 루미큐브 보드게임에 동참했죠. “게임을 하면서 상담한다고 하면 의아해하는 보호자도 계시는데, 게임을 하면 상담 온 학생이 더 자신의 상태를 편안하게 털어놓는 경우가 많아요. 또 게임을 풀어나가는 방식을 통해 학생 성향도 파악할 수 있고요.” 아원 학생모델과 원교 학생기자는 잠시나마 스마트폰을 잊고 상담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가끔 스마트폰을 멀리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고 했죠. 한편 스마트폰 과의존으로 고민인 청소년은 스마트쉼센터 홈페이지에서 예방교육과 가정방문 상담 신청 혹은 내방 상담 신청을 하면 돼요. 또 온라인 신청이 어려울 경우 전화(1599-0075)로 문의하면 됩니다.

동행취재=장아원(경기도 위례한빛중 1) 학생모델·홍원교(경기도 늘푸른중 2) 학생기자

학생기지단 취재 후기

스마트쉼센터의 한우서 선생님과 스마트폰 과의존이 무엇이고 이를 예방하기 위한 행동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스마트폰은 나에게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이런 질문은 평소에 받아본 적도, 생각해 본 적도 없어 난감했는데, 가끔 이런 고민 하며 지내는 것도 일상에 도움될 거 같더군요. 이번 기회로 그동안 지루하다고만 생각했던 스마트폰 과의존 교육이 재미있고 또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장아원(경기도 위례한빛중 1) 학생모델

스마트쉼센터에서 스마트폰 과의존 증상과 해결방안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스마트폰 과의존 때문에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고 부모님과 관계가 나빠지는 등 다양한 사례를 보고 공감했어요. 한 소장님과 모래놀이 치료를 통해 스마트폰 과의존 치료 방법에 대한 안내도 받았는데, 이때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죠. 만약 주변 사람이 스마트폰 과의존 증상이라면 스마트쉼센터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홍원교(경기도 늘푸른중 2) 학생기자

글=이보라 기자 lee.bora3@joins.com, 사진=박종범(오픈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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