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로저비비에 받고 김기현 밀었나···아내 이모씨 특검 출석

2025-12-05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가방을 건네고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의 당대표 당선을 청탁했다는 혐의를 받는 김 의원의 부인 이모씨가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소환됐다.

이씨는 5일 오전 10시10분쯤 특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KT광화문웨스트 빌딩에 출석했다. 그는 ‘로저비비에 가방을 왜 전달했나’ ‘가방 전달 이후 김 여사와 연락했나’ ‘김 여사가 선거를 도와주겠다고 말한 적 있나’ 등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앞서 특검은 지난달 6일 김 여사의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사저를 압수수색하면서 로저비비에 가방을 확보했다. 현장엔 이씨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메모와 이씨 이름이 적힌 구매 이력서도 있었다. 메모는 “김 의원의 당대표 당선을 도와주셔서 감사하다”는 취지로 2023년 3월17일이라는 날짜도 함께 적혀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가방의 가격을 267만원으로 특정하고 이씨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특검은 메모대로 이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김 의원이 당선되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대가성이 인정될 경우 양형기준상 형량이 더 무거운 뇌물죄를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청탁금지법은 배우자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어 뇌물죄를 적용해야만 김 여사를 처벌할 수 있다. 이씨와 김 의원, 김 여사는 모두 대가성이 없는 단순한 선물이었다고 주장한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실제로 김 의원의 당대표 당선을 도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전당대회 룰을 변경할 거면 당원투표 비중을 100%로 하는 게 낫겠다’는 취지로 여권 인사들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께 출마한 유승민 전 의원, 안철수·나경원 의원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 지지도가 4위에 불과했던 김 의원에게 유리한 방식이었다. 국민의힘은 윤 전 대통령 의중대로 2022년 12월 당대표 선출 규칙을 당원투표 70%·여론조사 30%에서 당원투표 100%로 개정했다.

특검은 또 김 여사가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을 통해 통일교 교인들을 국민의힘에 가입시켜 김 의원을 지원한 정황도 확인했다. 특검은 김 여사를 정당법 위반으로 기소하며 김 여사가 이들과 공모해 김 의원을 밀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김 여사가 대선을 도왔던 전씨에게 다시 윤 전 대통령 의사를 따를 후보자를 당 대표로 만들게 도와달라 요청했다는 것이다. 특검은 전씨가 윤씨에게 “당 대표는 김기현으로 정리하라고 한다”는 문자를 보낸 뒤 실제 2400명 이상의 통일교 신도가 국민의힘에 입당했다고 판단했다.

특검은 이씨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오는 11일 김 여사를 추가 소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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