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있어 지금의 尹 있다고…김건희, 술자리 때마다 말해” [尹의 1060일 ②]

2025-04-07

12·3 비상계엄 사태

전직 대통령실 수석이 ‘김건희 특검법’ 관련 내용을 보고한 날,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서 돌아온 반응이다. “문재인 검찰이 이미 아내를 탈탈 털었다”고 격노하는 대통령 앞에서 그 어떤 참모도 특검법에 대한 압도적 찬성 여론을 거론하지 못했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정부의 아킬레스건이었다. 검찰총장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만든 ‘공정과 상식’은 지난 1060일간 김 여사의 문턱 앞에선 번번이 무너졌다. 윤 전 대통령의 오랜 친구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는 검찰 후배도, 큰 마음 먹고 고언을 했던 참모들도 모두 김 여사 문제로 쓸려 나갔다. 윤석열의 3년은 김건희의 3년이었다.

#정권 공동 창업자

윤석열 전 대통령과 종종 폭탄주를 즐겼던 한 전직 장관 A씨는 김 여사의 술자리 단골 대사가 있다고 했다.

“여사가 매번 하는 말이 있어. 고비고비마다 남편이 자신과 함께 결정하고 판단했기에, 윤 전 대통령이 지금 이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는 거야.”

2023년 해외 순방 도중에 있었던 한 만찬 모임, 폭탄주가 몇 순배 돌아가자 김 여사가 자리로 찾아와 그 레퍼토리를 읊기 시작했다. A 전 장관은 “장관과 수석, 국회의원이 있었는데도 이런 말을 하고, 그 누구도 제지하지 못하는 장면을 보며 김 여사의 영향력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자신이 있어 윤 전 대통령의 오늘이 있다는 건 김 여사만의 생각은 아니었다. 윤 전 대통령도 “대통령이 되기 까지 일등 공신을 한 사람만 꼽으라면 내 아내일 것”이란 말을 대통령실 참모들에게 종종 했다.

2012년, 51세 검사 윤석열은 띠동갑 연하인 전시기획자 김건희와 대검찰청 결혼식장에서 식을 올렸다. 결혼을 반대한 부친을 설득하기 위해 동창들을 동원했을 만큼 김 여사를 향한 윤 전 대통령의 마음은 컸다. 시간을 분초로 쪼개 썼던 검찰총장 시절에도 자신의 징계 문제로 몸져누운 김 여사를 보려고 점심 시간에 집에 들러 제육볶음과 낙지볶음을 만들어주곤 대검찰청으로 복귀했다는 스토리가 유명하다.

“마크 로스코 전(展) 보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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