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저축은행 업권의 영업 환경이 악화하면서 저축은행 규모별로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금융 당국의 사업성 재평가와 구조조정이 진행됨에 따라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저축은행 업권이 부실 위험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9일 하나금융연구소의 ‘또 한 번의 위기 속 회복을 모색하는 저축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전체 저축은행 79곳 중 16곳이 2개 이상의 영업 구역을 보유하고 있으며 올 3월 기준 이들의 총자산은 업계 전체의 6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은 5개(부산·울산·경남 제외 전 구역)로 최다 영업 구역을 보유했으며 SBI저축은행을 포함해 복수 영업이 가능한 16개 저축은행 중 8곳이 10대 저축은행(총자산 기준)에 속했다. 보고서는 “2011년 일부 저축은행에 복수 영업 구역이 예외적으로 허용된 데 이어 최근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영업 환경 악화로 저축은행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지방·소형 저축은행은 수도권·상위 저축은행에 비해 연체율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저축은행 업권의 지난해 말 기준 연체율은 6.6%로 전년 대비 3.2%포인트 상승했는데 서울 소재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평균치를 밑도는 6.0%를 기록한 반면 비수도권 저축은행은 7.3%까지 치솟았다.
올 3분기 실적 역시 양극화가 예상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79개 저축은행은 200억~300억 원가량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 상반기 3800억 원대 순손실에서 소폭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하지만 SBI·OK·한국투자·웰컴·애큐온 등 5개 대형 저축은행은 800억 원이 넘는 순이익을 거둔 반면 중소형 저축은행의 상황은 여전히 녹록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아울러 업계의 부실채권 매각 노력으로 건전성이 개선되고 있지만 당분간 부실 위험이 계속돼 구조조정 대상 저축은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 당국은 PF 사업성 평가 기준을 3단계(양호·보통·악화 우려)에서 4단계(양호·보통·유의·부실 우려)로 세분화하고 사업장 재평가를 실시 중이다. 보고서는 “경공매 진행과 사업장 재분류 등에 따라 추가 손실 발생이 가능해 내년 상반기까지 저축은행업의 부실 위험이 이어질 것”이라며 “연말까지 PF 건전성 분류가 마무리되면 구조조정 대상 저축은행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