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취임 관련 마지막 공식 일정인 국가기도회에서 "이민자와 성소수자에게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요청한 성공회 워싱턴 교구 주교를 향해 "형편없고 설득력이 없었다"고 비난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국가기도회에서 설교를 한 주교는 급진 좌파이자 강경 트럼프 혐오자였다"며 이같이 적었다. 트럼프가 언급한 주교는 전날 오전 워싱턴DC 워싱턴국립대성당에서 열린 국가기도회에서 설교를 맡은 마리앤 버드 성공회 워싱턴 교구 주교로 보인다.
버드 주교는 기도회에 참석한 트럼프를 향해 "마지막 한 가지 부탁을 드리겠다"며 "주님의 이름으로, 우리나라의 두려움에 떠는 이들에게 자비를 베풀어달라. 민주당, 공화당, 무소속 가정에 게이·레즈비언·트랜스젠더 자녀가 있고, 일부는 목숨을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다수의 이민자는 범죄자가 아니다"면서 "그들은 세금을 내며, 좋은 이웃"이라고도 말했다.
이를 두고 트럼프는 버드 주교가 "자신의 교회를 매우 불손한 방식으로 정치의 세계로 끌어들였다"며 "그의 어조는 형편없었고(nasty), 설득력이 없고 똑똑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트럼프는 이어 "그(버드 주교)와 그의 교회는 대중에게 사과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앞서 지난 20일 취임사에서 "미국 정부의 공식 정책에는 남성과 여성이라는 두 가지 성별만 존재한다"고 선언해 인종·성 소수자 존중, 다양성 포용·확대 정책을 폐기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관련한 행정명령을 통해 이를 공식화했다. 또 미국에서 여권상의 성별을 남성이나 여성이 아닌 '제3의 성'으로 선택할 수 있게 한 절차도 폐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