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경파인 기존 전공의 대표에 반발을 해온 한성존 서울아산병원 전공의 대표가 새로운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를 이끌게 됐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전협은 이날 저녁 임시 대의원총회를 열고 한 대표를 새 비대위원장으로 선출했다.
대전협은 오는 28일 오프라인 대의원총회를 열고 이날 임시 총회에서 결정한 사안들을 추인할 예정이다.
앞서 박단 전 대전협 비대위원장은 24일 "모든 직을 내려놓고자 한다"며 자리에서 물러났다.
당시 박 전 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대표 등의 인터뷰 기사를 링크하면서 "일 년 반을 함께 고생했던 동료이자 친구라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나 보다"고 둘 간의 반목을 암시하기도 했다.
한 대표는 이 인터뷰에서 박 전 위원장을 겨냥해 소통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박 전 위원장이 사퇴하자 한 대표는 세브란스병원·서울대병원·고려대병원 전공의 대표와 함께 임시 대의원총회를 소집했다.
그는 소집을 알리는 글에서 "지금의 상태가 지속될수록 피해를 입은 전공의들을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학생들의 와해로 인한 협상력 상실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지금이 더 이상의 파행을 막고 대한민국의 무너진 의료를 다시 회복할 수 있는 적기"라고 강조했다.
당장 새 비대위의 행보를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강경파로 분류되던 기존 지도부가 떠나면서 향후 의정 갈등도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한 대표는 종전에 "현실적 판단이 필요하다"면서 실리적 협상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특히 하반기(9월) 전공의 모집 작업이 시작될 7월 말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새 비대위는 정부와의 대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날 대의원총회를 소집한 병원 4곳의 전공의 비대위는 직전 비대위가 고수하던 7대 대정부 요구안에서 벗어나 △ 윤석열 정부의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와 의료개혁 실행방안 재검토 △ 보건의료 거버넌스의 의사 비율 확대 및 제도화 △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및 수련 연속성 보장 등으로 요구안을 압축한 바 있다.
이에 더해 최근 일부 전공의들이 주장한 전문의 시험 추가 시행, 입대한 사직 전공의의 정원 보장 등 복귀에 필요한 조건들을 다듬어나갈 전망이다.
이진우 기자 realsto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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