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반군, 500명 탄 열차 납치해 인질극…구출작전 난항

2025-03-12

파키스탄 남서부에서 무장 반군이 열차를 납치한 뒤 승객 수백명을 인질로 잡고 군과 대치 중이다.

12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일간 돈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파키스탄 발루치스탄주 퀘타에서 출발해 카이버 파크툰크와주 페샤와르로 향하던 열차가 퀘타에서 약 160㎞ 떨어진 마슈카프 터널에서 무장 반군 공격을 받았다.

총 9량으로 구성된 이 열차에는 승객 약 500명이 타고 있었다.

무장 반군 50여명은 철로를 폭파한 뒤 열차를 멈춰 세웠고, 총을 쏘며 장악했다. 이 과정에서 기관사를 비롯해 승객과 열차 내 타고 있던 군 병력 등 1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발루치스탄주 경찰 간부인 라나 딜라와르는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반군이 승객들의 신분증을 확인하며 발루치스탄주 외부에서 온 사람과 군인들을 찾아냈고, 일부 무장 세력은 승객 30여명을 납치해 산으로 끌고 갔다고 설명했다. 또 나머지 반군은 기차에 남아 승객들을 인질로 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키스탄 정부는 수백명의 군 병력과 헬리콥터 등을 동원해 구출 작전을 펼쳤고 이후 반군 27명을 사살했으며 승객 155명을 구조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기차 안에는 여전히 200명이 넘는 인질들이 잡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발루치스탄주에서 독립을 주장하며 무장 투쟁을 벌이는 발루치스탄 해방군(BLA)은 텔레그램을 통해 이번 일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BLA는 열차가 다가오는 협곡 철로를 폭파하고, 승객들을 열차에서 내리게 하는 영상도 공개했다.

또 자신들이 파키스탄군 소속 무인 항공기를 격추했고 출동한 군인 30명을 사살했지만 BLA 전사들은 피해가 없다고 주장했다. 승객 중 여성과 어린이, 노인, 발루치스탄 주민 등은 안전하게 석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승객 214명을 인질로 잡고 있고, 현재 수감 중인 발루치스탄 정치범과 독립운동가 등을 48시간 내 석방하라며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인질을 처형하겠다고 밝혔다.

파키스탄군은 전면 구출 작전을 펼치고 있지만 무장 반군이 폭탄 조끼를 입은 채 인질들 사이에 앉아 있어 작전이 난항인 것으로 전해졌다.

발루치스탄주는 아프간, 이란과 국경을 맞댄 곳으로 각종 광물 자원이 풍부하다. 중국은 이곳에서 일대일로(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BLA를 비롯해 이 지역 반군은 파키스탄 정부와 외국 자본이 지역 자원을 착취한다며 독립을 주장하고 있으며 외지인을 대상으로 테러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에 파키스탄군도 대대적인 진압 작전으로 맞서며 유혈 사태가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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