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도 높아진 ‘사이버戰’ 전담 ‘사이버작전사령부’ 임무 및 역할은[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2025-03-11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발발한 지 36개월이 넘었다. 이번 전쟁을 통해 중요하게 부각되는 것 가운데 ‘드론전’과 ‘사이버전’이 있다.

드론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가장 돋보인 신무기로 평가 받으며 향후 전장에서 저렴하면서도 가장 효과적인 성능을 발휘할 무기체계로 부각됐다. 폭발물을 탑재하고 자폭하는 자폭 드론의 경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군을 모두 긴장하게 만드는 위협적 존재였다.

또 다른 중요도가 높아진 분야는 사이버전이다. 우크라이나 침공 전 초 러시아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이미 수도 키이우를 탈출했다”는 가짜뉴스를 유포했다.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각료들과 함께 키이우 시내를 활보하는 동영상을 트위터에 공유해 가짜뉴스를 불식시켰다. SNS를 통해 국민의 저항의식을 고취하고 국제사회의 자발적 지지를 끌어냈다. 허위 조작정보를 이용한 러시아의 공격을 단숨에 무력화시키는 결정적 변곡점을 만들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은 사이버전이 오프라인 전쟁과 연계돼 발발하고 전개된 최초의 사례라 할 수 있다. 이처럼 현대전에서 군사적 수단 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비군사적인 수단까지 동원되는 ‘하이브리드 전쟁(Hybrid Warfare)’을 수행하는 시점에 온 것이다. 따라서 가짜 뉴스·심리전·여론조작·해킹 등 주로 사이버공간에서 이 모든 것이 이뤄지고 최첨단 사이버전 기술이 활용된다는 특징이다.

국방 사이버공간서 사이버작전 및 지원

대한민국 국군에도 사이버전을 전담하는 군 조직이 있다. 사이버작전사령부령 제1조(설치)는 국방 사이버공간에서의 사이버작전 시행 및 그 지원에 관한 업무를 관장하기 위하여 국방부 장관 소속으로 사이버작전사령부를 둔다고 명시하고 있다. 사이버작전사령부의 설치 목적이다. 사이버작전사령부는 국방부 직할부대로 사이버전을 시행하는 최일선 부대다.

노무현 정부가 추진한 국방개혁 2020 계획과 7·7 DDoS 공격을 계기로 군 차원에서 사이버 안전의 필요성이 대두돼 2010년 1월 11일 국방정보본부 예하 사령부로서 창설됐다. 부대 고유명칭은 ‘국군사이버사령부’였다. 창설 당시 병력 규모는 400~500명 수준이다. 다음 해인 2011년 9월 국방개혁 307계획에 따라 대한민국 국방부 직속 사령부로 배속전환 및 증편됐다. 이에 2012년 6월 10일 사령부의 병력을 1000여 명으로 늘리고 사령관의 계급을 준장에서 소장으로 격상했다.

2017년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육군 사이버 전문 인력 소요 판단 결과 보고’ 문건에 따르면 사이버사에 필요한 인력으로 대령 2명, 중령 11명, 소령 29명, 대위 45명, 중·소위 31명, 부사관 37명, 군무원 101명 등을 나열하면서 “2013∼2017년 사령부 중기부대계획에 따라 1750명 완전 편성 기준으로 작성했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설립 취지와 달리 창설된 2010년 1월 11일부터 2013년 10월 15일까지 근무한 국군심리전단 요원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정치 관여, 일명 불법 정치댓글 사건에 관여한 사실이 밝혀져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결국 2019년 2월 26일부로 부대 고유명칭이 ‘사이버작전사령부’로 변경됐다. 현재는 국방부 직할부대이자 합동참모본부 통제 하의 합동부대 및 기능사령부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사이버작전사령부 임무는 크게 일곱 가지다.

△사이버작전의 계획 및 시행 △사이버작전과 관련된 사이버보안 활동 △사이버작전에 필요한 체계 개발 및 구축 △사이버작전에 필요한 전문인력의 육성 및 교육훈련 △사이버작전 유관기관 사이의 정보 공유 및 협조체계 구축 △사이버작전과 관련된 위협 정보의 수집·분석 및 활용 △그 밖에 사이버작전과 관련된 사항 등이다.

다만 국군사이버사령부에서 사이버작전사령부로 전환되면서 사이버 심리전 기능은 폐지되기 때문에 전시 사이버심리전은 국방부 산하 국군심리전단이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최근 중요성이 높아진 ‘인지전’의 경우 여론을 무기화하고 사이버 공간과 오프라인, 평시와 전시를 구분하지 않고 개인과 사회의 사고를 조작하고 영향력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전개되는데, 특히 북한이 김정은 체제 하에서 대남 공작기관의 역할을 확장해 강도 높은 군 관련 인지전을 펼치고 있다.

북한의 군 해커조직은 허위 정보 확산과 생성형 AI 활용, 간첩망 구축 등을 통해 우리 사회와 군에 대한 인지전을 전개하고 있어, 군 관련 인지전에 대해선 사이버작전사령부가 직접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령부 지휘부는 사령부에 사령관 1명과 부사령관 1명을 두며 사령관은 장성급 장교로, 부사령관은 2급 군무원을 보임하도록 했다. 특별 임무로 ‘사이버작전상 긴급조치’가 필요한 경우 사령관은 예하 부대가 아닌 다른 부대를 일시적으로 지휘·감독할 수 있는 권한도 부여했다. 현재 사이버작전사령관은 2024년 4월부터 육사 51기 조원희 소장(★★)이 맡고 있다.

제4군으로 불리는 ‘美 사이버사령부’

세계 최대 군사강국 미군을 어떨까. 미국은 육군, 해군, 공군에 이어 제 4군으로 불리는 ‘사이버 군’을 2010년 5월 21일 창설했다. 미국의 ‘사이버사령부’(Uscybercom·United States Cyber Command)는 2018년 목표한 완전작전능력(FOC)을 달성하며 ‘통합전투사령부’로 승격됐다. 평소 미 전략사령부(USSTRATCOM·United States Strategic Command) 예하 구성군 부대로 임무를 수행하지만, 사이버 특수 공간상의 작전에 관해 미 대통령의 지시를 직접 수행하는 국가급 부대다.

미 사이버사령부는 미군의 육군, 해군, 공군, 해병대 사이버사령부를 총괄하는 기능별 통합전투사령부로, 사령관은 미군 현역 대장(★★★★)이 임명되고 국가안보국장(NSA)을 겸임한다. 부대와 조직은 육군 사이버사령부(중장)/ 제2군 예하 육군 네트워크 기술사령부, 제9군 육군 통신사령부, 사이버보호여단, 육군 정보보안사령부(소장)/ 제1정보작전부대(대령), 780군사정보여단(대령)이 편성돼 있고, 해군 사이버사령부(중장)/ 제1함대 예하 해군 네트워크전사령부(대령), 해군 사이버방어작전사령부(대령), 해군 정보작전사령부, 연합임무부대가 편성됐다. 공군 사이버사령부(중장)/ 24공군(소장) 예하 67사이버공간작전비행단, 688사이버공간작전비행단, 624작전센터, 5전투통신단이 구성됐고, 해병대 사이버사령부(소장) 편성돼 합동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사이버전 인식에 대한 미 백악관과 관련한 재밌는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 도널드 트럼프 1기 미 행정부 시절 짐 매티스 국방장관이 보고한 핵전략 보고서의 핵심은 ‘사이버 안보’였다. 사이버 무기로 전력망, 통신망, 수도 시설 등 미국의 핵심 기반시설을 위협하는 나라에게는 핵무기로 대응하는 방안까지 고려해야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건의를 즉시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펜타곤은 ‘사이버 전사’들을 적진에 침투시켰다가 미국에 대한 공격을 감지하는 순간 먼저 적의 컴퓨터 서버를 공격해 무력화시킨다는 선제공격 전략을 세웠다. 이 같은 내용을 보도한 뉴욕타임스는 사이버 무기야말로 핵무기보다 쓰기 쉽고 파괴력은 더 큰 ‘퍼펙트 웨폰’이라고 분석했다. 그 만큼 사이버전은 미 대통령도 지대한 관심을 갖는 분야다.

미 사이버사령부의 주요 임무와 역할을 정리해보면 △사이버 공간 방어로 미국 국방부의 정보 네트워크를 보호하고, 적대적인 사이버 활동을 탐지 및 차단한다. △공격적 사이버 작전으로 필요시 적의 사이버 인프라를 무력화하거나 교란시키는 공격적 작전을 수행한다. △전진 방어(Defence Forward) 개념을 도입해 적의 사이버 활동에 대항해 물리적 수단을 해외에 배치하고, 초기 단계에 적의 공격을 방해하기 위한 노력 및 동맹국과 협력을 통한 적극적인 방법을 활용한다.

당장 주요 활동 사례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응해 미 사이버사령부는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사이버 방어를 지원하고 러시아의 사이버 활동을 억제하는 작전을 수행했다. 실제로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은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러시아에 대한 사이버 공격과 정보 작전을 중단할 것을 사이버사령부에 명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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