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이 시작되자마자 샤넬이 프리미에르(Première) 워치의 새로운 모델을 세상에 선보였다. 프리미에르는 샤넬의 첫 번째 시계 컬렉션이다.
새로운 시계는 컬렉션 고유의 팔각 케이스에 뱅글 형태 브레이슬릿을 매치한 ‘프리미에르 갈롱(Galon)’과 가죽 꼬임 체인 브레이슬릿에 변화를 준 2종의 ‘프리미에르 아이코닉 체인’ 시리즈다.

지난 4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워치스&원더스’ 시계 박람회에서 주목을 받았던 모델로, 가을 시즌을 맞아 정식 출시됐다. 새 시계는 프리미에르 컬렉션의 정체성을 간직한 채, 패션 하우스 특유의 디자인 감성을 더해 기존 모델과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프리미에르, 샤넬의 첫 시계
샤넬은 1987년 프리미에르 시계를 선보이며 패션의 영역을 벗어나 시계 분야에 도전했다. ‘첫 번째’라는 뜻의 이름에 걸맞게, 브랜드의 미학 정신과 정체성을 담는 데 집중한 결과물이었다.
N°5 향수병 마개에서 영감 받은 팔각형 케이스, 경사면이 있는 글라스, 블랙 래커 다이얼, 가죽과 체인을 엮은 가방 스트랩에 착안한 브레이슬릿 등 모든 요소가 샤넬의 시그너처였다. 당시 여성용 시계가 대체로 남성용 디자인을 축소한 형태였던 것을 고려하면, 프리미에르는 여성만을 위해 탄생한 드문 시계였다. 등장과 동시에 이 시계는 여성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곧장 브랜드를 대표하는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40여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생산되며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2022년에는 탄생 35주년을 맞아 디자인을 재정비한 ‘프리미에르 오리지널 에디션’을 선보였다. 브랜드의 워치메이킹 크리에이션 스튜디오 디렉터 아르노 샤스탱(Arnaud Chastaingt)은 프리미에르를 “샤넬의 DNA이자 브랜드의 코드를 하나부터 열까지 응축한 모델”이라 말하며 그 상징성을 강조했다.

프리미에르 갈롱, 또 하나의 아이콘
올해 공개한 프리미에르 갈롱은 브레이슬릿의 변화를 통해 오리지널 모델에서 한 걸음 더나아간 모델이다. 가죽 체인 형태 대신 볼드한 느낌을 주는 뱅글 형태를 택했고, 오리지널 모델(26.1ⅹ20㎜)보다 케이스 크기를 줄여(19.7ⅹ15.2㎜) 주얼리의 매력을 더했다.

‘갈롱’은 프랑스어로 재킷의 칼라나 소매, 포켓에 덧대는 장식을 의미한다. 설립자가 활동하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샤넬의 의상 디자인에서 오랜 기간 중요한 디테일로 활용되어 온 요소다. 이 모티브를 적용한 브레이슬릿은 볼록한 실루엣의 꼬임 형태로 완성됐다. 케이스부터 브레이슬릿까지 시계 전체를 18캐럿 옐로 골드로 만들어 따뜻한 금빛을 즐기기에 좋다. 케이스와 브레이슬릿에 브릴리언트 컷 화이트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버전은 좀 더 화려한 느낌을 준다. 블랙 래커 다이얼 위에는 고정밀 쿼츠 무브먼트로 구동되는 시∙분침이 자리한다.

아이코닉 체인의 무한 변주
창립자 가브리엘 샤넬의 스타일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건 액세서리였다. 이 감각을 이어받아 샤넬은 프리미에르 워치의 상징인 가죽 꼬임 체인 브레이슬릿에 변화를 준 시계 2종을 함께 출시했다. ‘프리미에르 아이코닉 체인 더블 로우 워치’는 브레이슬릿을 손목에 두 번 감아 연출할 수 있는 디자인의 제품이다.


‘프리미에르 아이코닉 체인 네크리스 워치’는 긴 체인에 펜던트 형태 케이스를 장착한 목걸이형 제품이다.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선보이는 제품으로, 체인을 길게 늘어뜨리거나 두 번 감아 초커 스타일로도 연출할 수 있다.

두 모델 모두 팔각형 케이스, 블랙 래커 다이얼, 경사면을 통해 입체감을 준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 등 오리지널 모델의 디자인 코드를 충실히 따른다. 널리 알려졌듯 향수 병마개에도 사용된 팔각형 케이스는 하늘에서 내려다본 파리 방돔 광장의 형태에서 영감을 받았다. 케이스 소재는 옐로 골드 코팅 스틸이며, ‘더블 로우 워치’는 스틸 버전도 함께 선보인다. 다른 프리미에르 시계와 마찬가지로 시∙분 표시의 간결하고 실용적인 기능을 갖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