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로 향하는 대한항공, 방산 엔진 살릴 기회는?

2024-10-10

[비즈한국]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부가 거듭되는 방산 부문 사업 수주 실패로 휘청이고 있다.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항공우주 분야’를 낙점하고 지속적으로 투자했지만 무인기 등 방산 부문에서 이렇다 할 성과가 나지 않는 상황. 5년 연속 영업 적자에 매출은 2015년의 절반, 올 상반기에만 영업손실이 100억 원대를 기록 중이다. 업계에선 대한항공 무인기의 품질 저하 문제로 인해 사단급 무인기 등 대형 사업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과의 경쟁에서 다소 뒤처진 점이 부진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따라서 이를 만회하기 위해 앞으로 있을 대형 수주전에서 반드시 승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항공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항공우주사업부 매출은 2018년 6505억 원에서 2020년 5647억 원, 2021년 3667억 원으로 하락했다. 2022년에는 4910억 원으로 다소 반등해 지난해 5407억 원까지 늘었지만, 회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미미하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전체 매출에서 항공우주사업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3.6% 2023년 3.7%에 불과하다. 올해 상반기 역시 매출 2925억 원을 기록해 전체 매출에서 3.4%를 차지했다. 영업이익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18년 385억 원의 흑자를 냈지만 이후 2020년 128억 원 적자로 전환한 이후 줄곧 적자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2021년 369 억 원, 2022년 6억 원, 지난해는 113억 원의 손실을 냈다. 올해 상반기에도 162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 같은 부진은 새로운 대형 무기체계 사업을 수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꼽히는 군 무인기 사업에서 대한항공의 기술 경쟁력이 높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한항공이 주력으로 내세우는 사단급 무인기는 일선 부대에 보급됐지만 낮은 운용고도, 성능 부족, 잦은 고장 등을 지적받으며 군에서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다. 올해 1월부터 본격 양산을 시작한 다목적 중고도 무인기 ‘KUS-FS’는 개발 과정에서 높은 고도에서 기체 결빙 문제가 발생해 당초 배치 시점인 2017년보다 7년이나 늦게 배치가 시작됐다. 개발부터 양산까지 15년이 소요되면서 대당 가격은 400억 원 이상으로 뛰어, 고가 논란이 나온 상황이다. 추후 진행된 차기 사단급 무인기사업에서는 LIG넥스원과 경합했지만 수주에서 밀렸다. 현재 양산 중인 사업(KUS-FS)이 종료되는 2028년 이후에는 매출이 아예 끊길 수도 있다는 뜻이다.

대한항공은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중형회전익기(헬리콥터) 성능 개량 사업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이번 사업은 우리 육군과 공군의 특수작전용 헬기(UH-60 블랙호크, HH-60)의 노후한 전자장치, 엔진 성능 등을 개량해 작전수행 능력 향상과 지속적 운용을 목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두 기종은 현재 육해공군에서 약 130대가 운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든 모델이 개량되면 사업 규모는 1조 원 정도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육군 중형회전익기 성능 개량 사업 수주전에 KAI와 맞붙게 된다. 양 사는 각각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참여 의사를 밝혔다. 대한항공은 LIG넥스원과 ‘UH-60’ 성능개량을 위한 협력 계약을 체결하고 사업 수주에 나섰다. 대한항공은 1991년 한국 군 주력 헬기 UH-60을 국내에서 처음 라이선스 생산했다. 또 창정비, 개조, 항전 성능 개량, 완전복구 등에서 강점이 있다. 여기에 항공전자, 전자전, 통신 장비, 센서류 기술에 장점을 갖춘 LIG넥스원과 원팀을 꾸려 사업 수주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KAI는 한화시스템, 엘빗(이스라엘)과 지난 3일 KADEX2024 현장에서 MOU를 체결하고 수주를 준비한다. KAI는 국내 유일의 항공기 개발기업으로 최신예 회전익기 ‘수리온’, ‘LAH’ 등을 개발한 만큼 성능개량에 필요한 설계, 해석, 제작, 감항, 시험 및 후속지원 등 항공기 개발 전 분야에 강점이 있다. 한화시스템은 항공전자시스템 개발을, 이스라엘의 엘빗은 개조개발 및 항전체계를 담당하게 된다.

대한항공은 지난 2022년 말부터 미국 방산업체 L3해리스와 협력해 우리 공군의 ‘항공통제기(공중조기경보통제기) 도입 2차 사업’ 수주를 준비하고 있다. 사업 규모는 2조 9200억 원으로 대한항공이 항공통제기 개조·부품 양산 등을 담당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향후 미래 핵심기술을 주도해 대한민국 항공우주 및 방위 산업 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현건 기자

rimsclub@bizhankook.com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