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박정희 생가 찾아 남긴 네 글자는

2025-11-25

민심이냐, 당심이냐…

국힘 투쟁 노선 논쟁

‘유지경성(有志竟成·뜻이 있어 마침내 이루다)’

25일 경북 구미시 박정희 대통령 생가를 찾아 참배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방명록에 이같은 사자성어와 함께 ‘대한민국을 위해 한강의 기적을 국민의 기적으로’라고 적었다. 12·3 비상계엄 1주기를 앞두고 장 대표는 계엄에 대한 사과와 지방선거 대비 대여투쟁 노선 전환을 요구하는 당내 압박에 직면해 있다.

장 대표는 이날 오전 박 대통령 생가에서 헌화와 묵념 후 기자들과 만나 ‘지선을 앞두고 중도 확장이 필요하다는 당내 의견이 있다’는 질문에 “지금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와 헌정질서 체제가 무너지는데 제1야당으로서, 보수정당으로서 입을 닫는다면 보수정당의 존재의의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무너지는 체제를 지키는 것이 보수정당이 당연히 할 일”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가 최근 지선 전략으로 내세운 ‘체제전쟁’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장 대표는 내년 6월 지선을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파괴하는 이재명정권과의 전쟁’으로 규정하고, 중도층을 겨냥한 외연확장을 서두르기보다는 보수 지지층 결집을 우선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는 이날도 “체제를 지키지 못한다면 법치, 민생, 헌정질서가 파괴되는 걸 막지 못하고 그저 정권을 가져오는 건 밥그릇 싸움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며 강경일변도 투쟁 기조를 고수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내 ‘중도확장론’은 갈수록 세를 불리고 있다.

한때 ‘친윤석열’을 넘어 ‘찐윤’으로 분류됐던 4선 윤상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민심은 곧 천심”이라며 최근 당 지선기획단(단장 나경원)이 결정한 지선 경선 룰 당심 상향 조정(50%→70%)을 재고해달라고 촉구했다. 당내 소수파가 아닌 구주류에 속하는 윤 의원마저 강성층으로 수렴하는 ‘당심’이 아닌 ‘민심’을 잡아야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며 외연 확장을 요구한 것이다. 윤 의원은 “정당은 민심의 바다 위에 떠 있는 배에 불과하다”며 “민심이 떠난 자리를 당심으로 채우는 것이 과연 승리의 전략이 될 수 있겠는가”라고 되물었다.

같은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선기획단과 당 소속 시장·군수·구청장 연석회의에서도 같은 요구가 쏟아졌다. 최진봉 부산 중구청장은 “국민의힘은 국민 속으로 더욱 파고들어 더불어민주당과 차별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민주당처럼 ‘개딸당’이 될 게 아니라 경선 룰에서 민심 (반영을) 더 높여야된 한다”고 말했다. 내년 지선 최대 격전지 중 하나로 부산이 꼽히는 가운데, 당 소속 박형준 부산시장도 최근 국민의힘 광역단체장 중 처음으로 장 대표를 향해 계엄에 대한 사과를 공개 요구한 바 있다.

장 대표는 이날 ‘계엄에 대한 사과 메시지를 준비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지금 말할 단계가 아닌 것 같다”라고 답했고, 지선 경선 룰에서 당심을 상향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당대표로서 당성을 강조해왔고, 당원 권리를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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