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욕서 위대한 그림들 경매…올 가을 미술시장 대전환 목격하게 될 것"

2025-10-09

“지난 2년 간 미술 시장에는 지금 시장이 얼마나 힘들고 위축됐는지에 대한 말들 뿐이었죠. 솔직히 저는 그런 이야기가 조금 지겹습니다. 미술 시장은 지난 1000년 동안 번성해왔고, 지금도 건재하며, 앞으로 1000년도 살아남을 것이기 때문이죠.”

크리스티안 알부 크리스티 아시아·태평양 지역 부회장(20·21세기 미술 공동 대표)은 최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미술 시장의 현황과 전망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그는 특히 올해 가을을 자신의 믿음이 증명될 시간이라고 내다봤다. 알부 부회장은 “지식과 열정을 가진 수집가들은 언제나 좋은 작품에 반응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상반기만 해도 수집가들을 두루 만족시킬 만한 경매를 구성하는 일이 쉽지 않았지만 올 가을은 다르다”고 짚었다. 그는 또 “10월 중순 영국 런던과 11월 미국 뉴욕에서 그동안 한번도 공개된 적 없었던 위대한 그림들이 경매에 오른다”며 “모든 면에서 긍정적인 시장의 대전환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전망처럼 시작은 순조로웠다. 크리스티의 올 하반기 세일을 시작하는 지난달 26일 홍콩 경매에서 25년 만에 경매에 나온 파블로 피카소의 ‘여인의 흉상’이 301억 원(수수료 포함 356억 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이는 아시아에서 팔린 피카소의 작품 중 최고가 기록이다. 또 이달 15일 열리는 런던 경매에는 영국인에게 사랑받는 독일계 초상화가 루시안 프로이트(1922~2011)의 초기작 3점(총 추정가 200억~320억 원)이 경매 시장에 처음 나와 주목받고 있다. 11월 뉴욕 맨해튼 록펠러 센터에서 열리는 경매는 알부 부회장이 말한 ‘대전환’의 하이라이트가 될 전망이다. 피카소, 모네, 마크 로스코의 대표작이 출품되는 뉴욕 경매에 대해 그는 “4~5명의 열정적인 수집가들이 장기간 보유해온 놀라운 퀄리티와 강력한 이야기를 가진 작품들이 대거 등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알부 부회장은 한국 미술 시장에 대해서도 낙관론을 펼쳤다. 그는 “한국은 깊이 뿌리내린 미술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는데 놀라운 미술관과 갤러리, 사회 각계각층에 포진한 훌륭한 컬렉터가 존재한다”며 “매우 정교하고 다각화된 미술 지형을 구축하고 있는 서울이 홍콩과 상하이의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 반갑다”고 말했다. 한국 작가들에 대해서도 “재능이 엄청나다는 것은 매우 분명하다”고 찬사를 보냈다. 김환기·박서보·이우환·윤형근·이성자 등 거장들을 넘어 다음 세대 작가를 계속 찾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알부 부회장은 “나는 그들을 ‘한국 작가’라고 부르고 싶지 않다. 그들은 국경에 갇혀 있지 않은 작가로 국제적인 플랫폼에 함께 놓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한국에 대해 공부하고 20세기 거장 김환기를 더 많이 알게 되면서 그의 그림이 마치 시와 같다는 것을, 한국의 친구들에게 ‘보고 싶다’고 말하는 일종의 러브레터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이런 사실을 잘 모르는 서양 컬렉터들을 위해 우리는 김환기를 마크 로스코 옆에, 박서보를 아그네스 마틴과 나란히 둘 수 있습니다. 이들은 틀림없이 쉽게 어우러질 겁니다.”

크리스티 런던에서 9년 간 경력을 쌓은 뒤 2020년부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집중하고 있는 그는 지난 2년 간 한국을 9번이나 찾았다. 2022년 프랜시스 베이컨과 아드리안 게니의 작품 16점을 선보이는 2인전을 기획했고, 2023년 서울에서 30년 만에 장 미셸 바스키아와 앤디 워홀의 2인전을 선보인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는 “한국 미술계 인사들은 누구보다 예술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고 열정적”이라며 “올해는 크리스티가 별다른 전시를 기획하지 못했지만 특별한 무언가를 선보이고자 동료들과 계속 긴밀히 협력 중”이라고 말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