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쇠고기, 미국산 주춤에 호주산 공세 거세

2025-05-01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주춤하면서 호주가 수입 축산물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유명 요리사를 앞세워 호주산 쇠고기를 홍보하는가 하면, 염소고기 수출량을 매년 늘리며 영향력을 키우는 모양새다.

美 쇠고기 ‘주춤’…濠 축산물 ‘반색’=국내 수입육업계에 따르면 미국산 쇠고기 점유율은 2022년 54%에서 2024년 48%로 6%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호주가 35%에서 45%로 10%포인트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미 농무부(USDA)에 따르면 미국 쇠고기 수출량은 2022년 110만t을 상회하다 2023∼2024년 연속 100만t 이하로 떨어졌다. 기후변화로 현지 가뭄이 심해지면서 소 먹이 기반인 목초지가 줄어든 것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업자는 “미국 내 쇠고기 생산량이 뚜렷하게 감소하는 데다 국내 도입단가가 상승하면서 유통업계에서 미국산에 대한 선호도가 다소 떨어진 상태”라고 전했다.

호주산 축산물은 승승장구하는 모습이다. 호주축산공사 한국대표부에 따르면 지난해 호주산 쇠고기의 한국 수출량은 20만545t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마이클 크라울리 호주축산공사 대표는 “올해 호주 소 도축마릿수는 850만마리, 고기 생산량은 260만t으로 증가할 전망”이라면서 “주요 수출 대상국의 수요를 충족하도록 쇠고기 생산기반을 다져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 친밀감 형성 마케팅 ‘주목’…“한우고기시장도 기민하게 대응해야”=호주는 마케팅도 적극적이다. 유명 요리사를 등장시켜 호주산 쇠고기와 한국산 농산물을 조합한 음식을 선보이는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재하는 게 대표적이다. 장재봉 건국대학교 식품유통학과 교수는 “호주산 축산물의 최근 홍보 기류를 살펴보면 ‘깨끗한 목장에서 키우는 축산물’이라는 점을 전면에 내세워 소비자의 심리장벽을 낮추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서 “우리농산물을 같이 등장시킨 영상 홍보 방식 역시 친밀감을 형성하려는 치밀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개식용종식법)’이 시행된 것과 맞물려 염소고기를 확대 수출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호주의 한국 대상 염소고기 수출량은 2020년 이후 5년 연속 상승, 2024년 기준 9000t에 근접했다. 호주가 자국산 염소고기를 많이 수출하는 국가로 미국(53%)에 이어 한국(17%)은 2위에 올랐다. 호주축산공사 한국대표부 관계자는 “아직 쇠고기·양고기가 주력이지만 염소고기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전문가들은 기민하게 대응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 한우국 관계자는 “맛과 풍미를 따지는 소비자가 늘고 있어 수입육과 견줘 ‘프리미엄 한우고기시장’은 여전히 견고하다”면서도 “암소 개량을 포함해 개체 유전능력을 끌어올려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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