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모·티맵 등판에도 열악한 대리기사 처우 그대로"

2024-12-24

박준엽 연합장 "대기업, 기사 복지 무관심" 주장

전업 대리운전 기사 월평균 순수익 118만원

"영세업체들 대기업 눈치만... 생태계 위축" 우려도

"인수 전략 앞세운 카모·티맵, 몸집 키우기 급급"

소규모 영세업체들이 주도해 왔던 국내 대리운전 시장에 카카오모빌리티, 티맵모빌리티와 같은 대형 플랫폼 기업이 뛰어들었지만 대리운전 기사 처우는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준엽 로지 연합장은 23일 한국고용복지학회 주최로 열린 '대리운전 산업 플랫 폼 생태계 활성화 방안' 세미나에서 "대기업 두 곳(카카오모빌리티, 티맵모빌리티)이 대리운전 시장에 들어왔지만 기사들 복지는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밤 시간대 셔틀버스 운영 및 기사 쉼터 구축 등 처우 개선을 기대했지만, 아무런 진척이 없었다는 것이다.

로지는 로지소프트가 개발한 '대리운전 전화 호출 프로그램'이다. 관련 시장 점유율이 7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로지 연합은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지역 단위 군소 대리운전 업체들로 구성됐다. 티맵모빌리티는 2022년 6월 로지소프트를 인수, 프로그램 운영권을 넘겨받았다.

박 연합장은 대리운전 산업의 생태계 붕괴도 우려했다. 그 원인으로 카카오모빌리티와 티맵모빌리티를 지목했다. 그는 "지난 약 30년간 영세 소상공인 업체와 기사들이 대리운전 시장을 이끌어왔다"며 "어느 순간 대기업들이 등장하더니, 수익 구조의 상당 부분을 가져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대리운전 업체들은 이들 대기업에 혹여나 밉보이기라도 하면 프로그램사로부터 콜 공유가 끊길까 걱정하는 파리 목숨과 같은 처지"라며 "영세 소상공인의 생존을 위해 정부기관이 나서 바로 잡아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리운전 기사들의 낮은 임금 문제도 이날 도마 위에 올랐다. 최저임금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이번 세미나에서 발제자로 나선 전용일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에 따르면, 전업 대리운전 기사의 월평균 총수입은 257.7만원으로 추산된다. 이 중에서 업무 수행에 필요한 비용을 제외하고 남은 순수익은 약 118만원에 그친다.

국내 대리운전 산업을 지탱하는 뿌리는 수만 곳에 이르는 군소 대리운전 업체들이다. 대리운전 이용자로부터 전화를 받아, 접수 내역을 로지와 같은 '전화 호출' 기반 배차 프로그램사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배차 프로그램은 관제 시스템을 통해 불특정 다수의 대리기사와 이용자를 연결한다.

대기업들은 원래 전화가 아닌 '앱 호출' 방식의 배차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카카오모빌리티가 2016년에 선보인 '카카오 T 대리'가 대표적인 예다. 티맵모빌리티도 2021년 '티맵 대리'라는 이름으로 앱 호출 기반 배차 프로그램을 출시했다. 하지만 로지의 사례처럼 대기업들은 기존 프로그램들을 차례로 인수해나가며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한편, 이번 세미나는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소상공인연합회 디지털교육센터에서 열렸다.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가 후원을 맡았다. 학계와 업계, 법조 관계자 80여 명이 자리를 메웠다. 고용노동부를 포함한 노사정 관계자도 다수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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