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 수요 증가와 화물 운송이 고루 늘면서 대한항공이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다.
7일 대한항공은 지난해 연간 매출은 16조1166억원, 영업이익은 1조9446억원(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14조5751억원) 대비 10.6%, 영업이익(1조5869억원)은 22.5% 각각 증가한 수치다.
여객·화물 동시 성장이 이끈 매출
지난해 여객 사업과 화물 사업은 동시에 성장했다. 대한항공의 16조1166억원 매출 중 9조7786억원은 여객(61%)에서, 4조4116억원(27%)은 화물 사업에서 나왔다. 여객 사업 매출은 2023년(9조139억원) 대비 8%가량 성장했고, 화물 사업 매출은 전년(4조297억원) 대비 9% 느는 등 여객과 화물 매출이 비슷한 수준으로 높아졌다. 코로나19 같은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면 이 회사 매출 중 여객 사업은 전체의 60%대를, 화물 사업이 20~30%대를 차지한다.
고환율 상황이 지속됐지만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늘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4765억원)은 전년 동기(1836억원) 대비 159% 성장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매출 증가와 더불어 연료비 단가가 전년 동기 대비 23%정도 줄어들며 영업비용이 2182억가량 줄어든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 사이, 올해 전략은
올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미중관계 경색 등 글로벌 정치환경에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다만 항공업계에는 트럼프발 영향이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운송업종은 트럼프 관세 정책에 따른 반사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강화되면 장기적으로는 교역량이 감소할 수 있지만, 정책 도입 초기·과도기에는 운임을 올릴 기회가 된다는 의미다. 최 연구원은 "미국은 관세 인상뿐 아니라 중국 해운선사와 항공사를 견제하고 있어 경쟁 관계인 한국 기업들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올해는 관광·비즈니스 등으로 무비자 중국 방문이 가능해지면서 중국 노선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중국과 미국 간 직항 대신 한국을 거쳐 미국으로 향하는 중국인 수요도 늘어날 수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2월 28일부터 인천-푸저우 간 주 3회 신규 운항을 시작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중국 노선 실적 회복이 기대되고, 코로나19 이후 여행을 비롯한 출국 수요가 완벽하게 회복하면서 올해도 장거리 노선 수요가 지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며 “수요가 집중되는 노선에 공급을 늘리고, 부정기편도 확대해 수익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