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채권 투자 환경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수년간 이어졌던 정책 공조 흐름이 약해지면서 각국의 통화·재정정책이 자국 경제 여건에 맞춰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국가 간 차별화가 뚜렷해졌고 채권금리 격차가 확대되는 한편 수익률 곡선의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다. 신용 스프레드 분산 역시 커지며 국가별 펀더멘탈과 재정 구조, 정책 전개 과정의 중요성이 한층 부각되고 있다.
미국은 여전히 경기 확장이 이어질 여지가 남아 있으나 경기 사이클 후반부에 접어든 만큼 변동성에는 취약할 수 있다. 단기채는 연준의 금리 인하로 수혜가 기대되는 반면 장기채는 재정적자 우려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회사채는 높은 절대 수익률이 매력적이지만 스프레드가 역사적으로 타이트해 우량 등급 중심의 접근이 유리해 보인다. 전통적인 회사채나 주택담보증권(MBS)과 달리 비전통적·특수한 기초자산을 기반으로 한 에소테릭 구조화 크레딧 등 비전통적 섹터 역시 의미 있는 프리미엄을 제공하며 대안적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유럽은 국가별 성장 격차와 재정 부담이라는 제약에 직면해 있다. 시장은 유럽중앙은행의 추가 인하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으며 무역 지표 악화로 인한 완화는 경기 둔화 심화를 의미할 수 있다. 영국은 견조한 인플레이션과 임금 상승을 고려할 때 영란은행의 신중한 행보가 예상되며 내년 두 차례 내외의 인하가 전망된다.
국가별로는 프랑스 국채가 부채 부담 확대를 감안할 때 듀레이션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고평가된 반면 스페인과 독일은 펀더멘탈이 안정적이다. 특히 스페인은 팬데믹 이후 회복 흐름이 뚜렷하다. 이탈리아, 아일랜드, 노르웨이도 비교적 매력적인 듀레이션 프리미엄을 제공한다. 유로화 표시 채권의 수익률 프리미엄은 축소됐지만 강한 수요와 양호한 거시 환경이 이를 지지하고 있다. 다만 스프레드 수준을 고려하면 접근 시점과 전략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
신흥국은 라틴아메리카와 아시아 주요국을 중심으로 금리 인하 사이클에 진입하고 있으며 재정 긴축을 통해 거시 건전성을 강화하고 있다. 견조한 성장률은 하이일드 채권에 우호적인 환경이다. 달러 약세 기대 속에 자금 유입도 이어지고 있으며 현지 통화 표시 채권이 상대적으로 유리해 보인다. 브라질, 콜롬비아, 페루와 함께 아르헨티나, 터키도 중장기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글로벌 채권 시장은 동조화에서 비동조화의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 판단의 난도는 높아졌지만 변화의 방향을 정확히 읽고 대응하는 투자자에게는 위험 관리와 수익 창출의 여지가 동시에 확대되는 국면이 열리고 있으며 전략적 유연성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속보] 한은총재 "현재 환율, 금융위기 아니지만 물가·양극화 위기"](https://newsimg.sedaily.com/2025/12/17/2H1RLLHUJR_2.jpg)


![[기자의 눈] 나스닥 24시간 영업, 우린 얼마나 대비 돼 있나](https://newsimg.sedaily.com/2025/12/17/2H1RL7FY3C_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