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커리 시장 ‘나홀로 성장세’ 지속
업계, 브랜드 론칭‧특화매장 등 차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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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커리 업계가 침체된 내수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다양한 자구책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최근 침체된 내수 시장 분위기와 다르게 베이커리 시장이 ‘나홀로 성장세’를 그리면서다. 업계는 이 시기를 기회라고 보고, 시장 공략에 다시 한 번 매진하는 분위기다.
이 같은 움직임은 물가상승 속 가격인상의 압박과 타업종과의 치열한 경쟁과도 관련이 깊다. 갈수록 국내서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는 가운데, 규제 족쇄까지 뒤따르면서 국내 성장에서의 한계를, 새로운 전략으로 극복해 나가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현재 베이커리 업계는 출점이 가로막힌 상황이다. 대기업 베이커리 프랜차이즈의 출점 규제는 지난 2013년 제과점이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시작됐다. 이후 제과점업이 중소기업적합업종에서 제외된 2019년부터는 제과협회와 민간 합의를 통해 동일한 규제를 받고 있다.
이 규제는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지난해 대한제과협회와 대형 제과·제빵 프랜차이즈, 동반성장위는 제과점업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약을 5년 연장하기로 했다. 이에 2029년 8월 6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지난해 규제가 일부 완화되긴 했다. 과거 대기업 프랜차이즈는 동네빵집 반경 500m 이내에 매장을 열 수 없고, 신규 점포는 전년 말 점포 수의 2% 이내로 출점이 가능했으나, 수도권에 한해 400m, 신규 점포 수는 5% 이내 범위로 확대됐다. 다만 실효성엔 의문부호가 붙는다.
베이커리 업계는 여전히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10년간 국내 시장이 급변하면서 동네 빵집을 가지 않고도 집 근처에 있는 카페나 편의점에만 가도 빵을 구매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고디바 등 외국계 빵집을 비롯해 곳곳을 파고든 동네 빵집까지 경쟁사가 크게 늘었다.
특히 최근 편의점이 양산빵 만들기에 집중하면서 위기는 더욱 높아졌다. 과거 양산빵은 맛없고 저렴한 빵이라는 인식이 강했으나 색다른 경험을 찾는 고객들의 추억을 자극하는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으로 떠오르면서 편의점업체들은 ‘디저트’를 성공 방정식으로 점찍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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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근 베이커리 업계에 기회가 찾아왔다. 빵이 간식이 아닌 주식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새로운 기회요인으로 작용하게 됐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한국인 1인당 하루 빵 섭취량은 지난 2012년 18.2g에서 2023년 21.5g으로 약 18.1% 증가했다.
관련 시장도 성장세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식빵, 베이글 등 식사로 즐기는 플레인 빵 국내 시장 규모는 지난 2018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이에 파리바게뜨는 분위기를 반전 시킬 카드로 ‘건강’ 키워드를 꺼냈다. 지난달 ‘파란라벨’ 브랜드 출범 기자간담회를 열고 ‘저속노화’, 건강을 즐겁게 관리하는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에 맞춰 파란라벨 브랜드를 론칭, 전국 3400여개 매장을 통해 판매에 나섰다.
파리바게뜨는 그동안 건강빵은 식감이 거칠고 맛이 떨어진다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 맛과 영양 밸런스를 적절히 맞췄다. 이를 위해 파리바게뜨의 모회사 SPC의 식품생명공학연구소는 지난 2020년부터 핀란드 헬싱키 대학교와 함께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파리바게뜨는 이렇게 개발된 발효종을 사용해 노르딕 베이커리 4종 등 고단백, 저당, 고식이섬유 같은 영양성분을 강화한 프리미엄 베이커리 제품 13종을 선보였다. 향후 무설탕 제품부터 케이크류까지 다양하게 소비자의 선택지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경쟁사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는 8년 만에 브랜드 리뉴얼을 진행하는 한편, 지난해 12월 신규 콘셉트의 매장 ‘뚜레쥬르 강남직영점’을 오픈했다.
뚜레쥬르는 젊은 층 유동인구가 많고 최신 트렌드가 모여있는 만큼, 다양한 소비자들에게 뚜레쥬르의 새로운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뚜레쥬르는 직영점 우선으로 신규 콘셉트의 매장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뚜레쥬르는 차별화된 신제품을 통해서도 불황을 이겨낸다는 계획이다.
캐릭터 협업 제품이 대표적이다. 최근 인기 캐릭터와 협업한 상품이 대거 나오고 있는데, 이는 일정 수량으로 한정해 판매하면서 소장 욕구를 자극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을 높게 책정할 수 있다.
실제로 푸드빌은 인기 캐릭터 IP 제휴를 통해 뚜레쥬르에서만 볼 수 있는 제품들을 선보이며 타 브랜드와 차별점을 두고 있다. 겨울왕국, 주토피아 등 디즈니 애니메이션 캐릭터 및 캐치!티니핑의 캐릭터를 활용한 케이크, 음료 등을 선보이며 어린이 모객에 힘을 주고 있다.
베이커리 업계 관계자는 “현재 어려운 시장 환경이긴 하지만, 소비자들이 스스로의 건강을 지키고자 노력하는 움직임은 빠르게 나타나고 있고, 이와 관련한 시장도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어 다양한 노력을 통해 국내 시장을 다시 적극 공략하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