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구경 갔다가 무릎 시큰... ‘퇴행성관절염’ 유의해야

2025-04-12

정자연 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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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 보호하는 연골 점차 닳아 없어지는 질환 통증·붓고 열감… 조기 발견하면 비수술 치료 물 찬 느낌나면 중기 이상… 수술적 치료 고려

60대 여성 최모씨는 최근 벚꽃길을 따라 산책에 나섰다가 무릎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 걷기 시작한 지 30분이 채 되지 않아 무릎 안쪽이 욱신거리며 통증이 심해져 벚꽃 구경은커녕 벤치를 찾아 앉아있어야 했다. 걷기 좋은 따스한 봄날, 오히려 무릎 통증으로 외출을 주저하는 이들이 많다. 퇴행성관절염이 중기 이상으로 진행된 환자들은 날씨가 풀리고 외부 활동이 늘어나는 봄철에 무릎 통증을 더욱 극심히 느끼기도 한다.

퇴행성관절염은 관절 연골이 점차 닳아 없어지는 질환이다. 중기 이후에는 관절 간격이 거의 사라지고 뼈끼리 직접 맞닿으면서 극심한 통증과 관절 변형이 발생한다. 이때 무릎이 붓고 열감이 생기며, 걷기나 계단 오르기 같은 일상 활동조차 큰 부담이 된다. 특히 체중을 지탱하는 무릎 안쪽 연골부터 먼저 손상된다. 초기에는 한쪽 무릎 안쪽에만 통증을 느끼다 점차 양쪽으로 퍼진다. 질환이 말기로 진행되면 통증은 단순한 활동을 할 때뿐만 아니라 휴식 중에도 지속되며, O자형 다리 변형이나 보행장애까지 동반될 수 있다.

허동범 연세스타병원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퇴행성관절염은 조기에 발견하면 비수술적 치료로 호전될 수 있지만, 중기 이상부터는 연골 회복이 어렵고 치료 선택지가 제한된다”며 “특히 봄나들이 이후 무릎에 열감이 느껴지거나 관절이 붓고 ‘물이 찬 듯한 느낌’이 든다면, 이는 단순한 피로가 아닌 관절 내 염증성 변화일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꽃놀이처럼 장시간 걷거나 계단을 반복적으로 오르내리는 활동은 손상된 연골에 미세한 자극을 주며 관절 내 윤활막에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에 관절 내 체액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나며, 무릎이 붓고 물이 차는 등의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무릎이 붓고 물이 찼다는 느낌이 든다면 이는 관절 내부에서 체액이 고인 상태로 퇴행성관절염이 중기 이상으로 진행될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반응이다. 무릎 관절 내 윤활액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해 ‘관절삼출’ 현상이 나타난 경우다.

허 원장은 “만약 삼출액이 과도하게 고여 무릎이 심하게 붓고 열이 나면 주사기를 이용해 고인 체액을 직접 제거하는 처치를 함께 진행한다”며 “이후에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에 불편이 클 때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등 다양한 보존적 접근이 병행된다”고 설명했다.

퇴행성관절염이 중기 이상으로 진행된 경우, 비수술적 치료만으로는 호전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때는 무릎의 정렬을 바로잡는 절골술, 관절 손상이 심할 경우 인공관절 치환술 등의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게 된다.

허 원장은 “꽃놀이 같은 외출을 다녀온 뒤에도 무릎이 붓고 열이 나거나, 걷기만 해도 시큰거리는 통증이 반복된다면 이미 퇴행성관절염이 중기 이상으로 진행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괜찮겠지’ 하며 지나쳤던 통증들이 계절마다 반복되면서 연골 손상을 누적시키고, 결국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말기 단계로 진행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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