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당 중앙정치국 집단학습 방송
시 주석 실각설 의식한 행보 분석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공산당 창당 104주년을 앞두고 당 고위 지도부를 불러 모아 청렴과 기강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냈다.
1일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와 이어서 열린 4대풍조(형식주의·관료주의·향락주의·사치낭비) 바로잡기를 주제로 한 제21차 집단학습을 주재했다.
중앙정치국 회의는 공산당 서열 24위 인사들이 모여 진행하는 회의로 보통 한 달에 한 번 열린다. 집단학습은 공산당 지도부가 정기적으로 모여 공부하는 제도이다. 학습 주제는 시 주석이 정한다.
시 주석은 학습회의에서 7월 1일이 ‘공산당 창당 기념일’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전면적이고 엄격한 당 관리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자기혁명을 통해 당이 흥망성쇠라는 역사의 법칙을 벗어나야 한다”면서 자기혁명을 위해서는 “자기혁명이라는 줄을 더 단단히 잡아당겨야 한다”고 말했다. ‘8항 규정’을 통해 권력 행사를 엄격하게 규제하고 기율을 감독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자기혁명이란 계급 투쟁이 끝난 사회주의 국가에서 투쟁의 주인공이 혁명의 대상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공산당과 정부가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혁명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8항 규정은 시 주석이 집권 초인 2012년 자기혁명을 이루기 위한 방편으로 제시한 공무원 지침이다. ‘행사 간소화, 문서 간소화, 회의 최적화, 보도 간소화, 출장 간소화, 생활 검소화, 사치 금지, 윤리의식 고양’을 내용으로 한다.
시 주석은 “인재 선발·활용에서 당성 평가를 강화하고, 간부의 경계와 충성도·청렴도를 중점적으로 살펴야 한다”며 당에 대한 충성도 재차 강조했다.
CCTV가 공개한 6분 분량의 영상에는 간부들이 시진핑의 발언을 받아적는 모습 등이 담겼다. 장유샤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도 등장했다.
일부 해외 매체들이 최근 2년 동안 시 주석 측근 군부 인사들이 연달아 숙청된 사실을 근거로 시 주석 실각설, 건강 이상설, 8월 권력교체설 등을 제기하는 상황에서 시 주석의 건재를 과시하기 위해 회의를 열고 영상을 공개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산당은 최근 민심 안정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당 간부와 공직자들 대상으로 적용한 ‘호화회식 금지’ 조치도 단적인 사례다.
당 최고 지도부는 이전에도 경제가 좋지 않거나 공무원 기강을 강조해야 할 때 회식 금지령을 종종 내렸지만 이번 금지령은 이전과 비교해도 요구 강도가 거세다는 후문이다.
일부 지방정부에서는 트집을 잡히지 않기 위해 3인 이상의 식사 모임 자체를 금지했으며, 직원들을 상대로 매일 혈중 알코올 농도를 테스트하는 곳도 생겨 났다. 회식 금지령이 내수에 부담을 준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당은 식사한도액 등의 기준을 마련했다.
당이 여론에 불안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시 주석은 집권 후 공동부유를 강조하고 반부패 숙청으로 권력을 강화해 왔는데, 이에따라 경기침체 자체보다도 ‘불평등’이나 ‘부패 문제’는 더 견딜 수 없다는 민심이 형성됐다는 설명이다.
베이징에서 마사지사로 일하는 쉬모씨는 “회식은 부패의 온상”이라며 “회식이 줄어 ‘접대 마사지’도 줄었지만 필요한 조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