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시백 수거·분류에 1시간씩 걸리는데 근로시간 아니라니···”

2025-10-21

쿠팡, 뇌출혈 사망 노동자 ‘작업시간 주 56시간’ 주장

택배노조 “프레시백 작업시간 포함 땐 60시간 넘어”

프레시백 회수·배송 마감시간 강제 ‘과로 조장’ 비판

쿠팡 택배노동자들이 프레시백 수거와 세척에 하루 평균 56분을 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택배노조는 쿠팡 측이 신선식품 배송에 사용되는 프레시백 수거와 세척까지 택배노동자에게 떠넘기면서 과로를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조와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는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택배 노동자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실태조사 결과 쿠팡 택배노동자는 하루 평균 11.1시간 근무하면서 388건을 배송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2.6시간 물품 분류 작업을 수행하며, 프레시백 세척 및 반품 정리에는 56분을 투입했다. 응답자의 76.4%는 프레시백 업무가 작년보다 더 힘들어졌다고 답변했다. 설문조사는 지난달 8~22일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와 계약한 대리점 소속 퀵플렉스 노동자 679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한 택배노동자는 “오늘만 해도 한 동에 배송 물건이 2개 인데 프레시백 회수가 12개였다. 거기다 프레시백을 뜯어서 반납에 쓰레기 분리수거 까지, 청소부도 아니고 점점 요구하는 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쿠팡이 프레시백 회수를 강제하면서 배송 마감시간까지 지키도록 해 택배노동자들이 과로에 내몰리고 있다고 밝혔다. 쿠팡은 서비스수준계약(SLA)이라는 평가시스템을 통해 배송구역을 회수하는 ‘클렌징’을 실시하고 있는데, 평가 지표에 프레시백 회수와 배송 마감시간 준수 등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노조는 쿠팡이 최근 뇌출혈로 사망한 택배노동자의 작업시간에서 프레시백 수거와 물품 분류 작업을 제외시켰다며 이 시간을 모두 포함하면 ‘과로사’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CLS 대구 지역 영업점 소속 배송기사 A씨(45)는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 1일 새벽 자택에서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 치료를 받다 5일 숨졌다. 쿠팡 측은 “고인은 주 5~6일 근무했고, 평균 작업시간은 56시간이었다”고 밝혔으나, 노조는 “프레시백 수거와 청소, 분류 작업 시간을 포함하면 고인의 주간 노동시간은 60시간이 넘는다”고 주장했다.

고용노동부는 뇌혈관 질병과 관련해 발병 전 12주 동안 업무시간이 1주 평균 60시간을 초과하면 업무와 질병의 관련성이 강하다고 평가한다.

노조는 주간 배송 시 오후 8시, 야간 배송 시 오전 7시라는 배송 마감시간 기준을 두고 선행 작업에 과도한 부담을 지우고 있는 구조가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택배노동자들의 본연의 임무인 배송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송 마감시간제를 폐지하고, 물품 분류 작업을 택배사가 별도로 수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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