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다회용 보냉가방 '프레시백' 회수 인센티브를 신설한다. 고질적인 프레시백 회수 문제를 개선하고 고객 경험을 제고하기 위해 통 큰 결단을 내렸다는 평가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로지스틱스(CLS)는 내년부터 프레시백 회수와 관련한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한다. 프레시백 회수율이 높은 기사의 배송 단가를 일부 인상해주는 것이 골자다.
인센티브는 최대 25원 수준이다. 상품 배송과 연계해 프레시백을 회수하는 일반 회수율 90% 이상 시 15원을 지급한다. 단독으로 프레시백을 회수하는 회수율도 70% 이상이면 10원을 지급한다. 구체적인 회수율 기준은 대리점과 논의해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핵심은 인센티브를 배송 단가에 더한다는 점이다. 기존에 쿠팡은 프레시백 회수 건 당 100~200원 안팎의 인센티브를 지급해왔다. 이번 인센티브는 배송 단가 인상분으로 지급되기 때문에 기존 제도와는 별개로 운영된다.
예를 들어 건당 800원의 단가 노선에서 근무하는 배송 기사가 프레시백 회수율 기준을 모두 충족하면 단가는 825원으로 높아진다. 하루 평균 배송 건수 350개, 한 달 평균 25일 근무하는 CLS 기사에게 인센티브 최대치를 적용하면 약 22만원의 추가 수당이 예상된다.
쿠팡이 회수율 문제에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선 것은 오남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다. 프레시백은 신선식품 전용 보냉 가방이다. 프레시백 재활용을 통해 신선도와 친환경성을 모두 높이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다만 회수율이 낮을 경우 추가 프레시백 기능성이 떨어지고 재활용이 어려워져 추가 프레시백을 투입해야 한다.
기사들 사이에서도 프레시백 회수를 꺼리는 경향이 짙다. 배송 동선에 비효율이 발생할 뿐더러 일반 상품 배송·반품 수행 건에 비해 인센티브가 낮기 때문이다.
이에 쿠팡은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시스템을 시도했다. 지난 6월에는 프레시백 회수 시 배송기사가 사진을 찍어 올리는 시스템을 시범 운영했다. 회수 예정 배송지에 프레시백이 부재할 경우를 줄이기 위함이다.
프레시백 회수율을 배송 노선을 조정하는 '클렌징' 제도와 연계하기도 했다. 지난 10월 CLS가 일부 클렌징 기준을 완화하면서 해당 항목은 삭제됐다.
쿠팡은 기존 페널티 방식에서 인센티브 방식으로 전환한 만큼 프레시백 회수율이 빠르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프레시백 오남용 문제를 획기적으로 감소시켜 고객 경험 개선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