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몰랐던 과거 생물 이야기(39)] 우인타테리움

2024-10-24

화석기록을 보면 오늘날 생물 외에도 매우 특이한 모습을 하는 생물이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에는 신생대, 그러니까 오늘날 우리에게 익숙한 여러 포유동물이 살았던 시대의 동물들도 예외가 아니다. 신생대에 살았던 생물 중에는 오늘날 살았던 생물과 전혀 다른 모습을 하는 걸 넘어서서 오늘날 생물과의 정확한 관계조차 알 수 없는 생물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번 글에서는 생긴 모습은 얼핏 보면 오늘날 동물과 비슷하게 생겼으나 분류학적으로 보면 오늘날 생물과는 전혀 다르며 정확한 관계를 아직 알 수 없는 동물인 우인타테리움에 대해서 이야기하였다.

특이한 포유류 화석 발견

우인타테리움의 화석은 미국 와이오밍주에 있는 브릿저 분지(Bridger Basin)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이 분지는 와이오밍주에 있는 모피 무역 기지인 포트 브릿저(Fort Bridger)에 분포하고 있다. 이 분지의 생성 시대는 신생대 고제3기인 에오세 시대로 대략 4600만 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1870년에 미군 장교가 브릿저 분지에서 머리뼈 일부를 찾아낸 것이 우인타테리움 화석 발견의 첫 시작이었다.

하지만 처음 발견된 화석에 우인타테리움이라는 이름이 바로 붙은 것은 아니었다. 미군 장교가 발견한 화석은 이듬해인 1871년에 예일대학교의 고생물학자 오트니얼 마시(Othniel Marsh)가 원시적인 기제목인 티타노테리움(Titanotherium)-현재 메가케롭스속(Megacerops)에 통합-의 한 종류인 것으로 판단하여 티타노테리움 안켑스(T. anceps)라고 명명하였다. 다음 해인 1872년에 펜실베니아대학교의 고생물학자인 조셉 레이디(Joseph Leidy)는 포트 브릿저 근처에서 추가로 찾아낸 머리뼈 일부와 턱뼈 일부를 갖고 우인타테리움 로부스툼(U. robustum)이라는 이름을 처음 명명하였다. 우인타테리움이라는 이름의 뜻은 유타주와 콜로라도주, 와이오밍주를 따라 분포한 산맥인 유인타산맥의 이름을 따와서 ‘유인타산맥의 맹수’라는 뜻이라고 한다. 이로부터 거의 100년 가까이 시간이 지난 1961년 노스캐롤라이나대학의 월터 휠러 (Walter Wheeler) 교수는 연구 끝에 이 둘이 같은 동물이라고 결론 내린 연구를 발표하였다. 그는 티타노테리움 안켑스종과 우인타테리움 로부스툼종을 합쳐서 우인타테리움 안켑스(U. anceps)라는 학명으로 정리하였다.

우인타테리움의 화석은 이후에도 여러 표본이 발견되었는데, 각각 표본에 여러 이름이 붙기도 하였다. 이게 무슨 뜻이냐면 처음에 화석을 발견하고 연구를 진행하였을 때 우인타테리움의 화석이 아니라 새로운 동물의 것으로 잘못 판단하여 다른 이름을 붙였다는 것이다. 우인타테리움이 명명되고 18일이 지난 뒤에 마시 교수의 경쟁자였던 에드워드 코프(Edawrd Cope)는 콜로라도주에 있는 와샤키 분지(Washakie Basin)에서 발견한 우인타테리움의 화석에 록솔로포돈(Loxolophodon)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당시 그는 이 화석이 코끼리와 같은 장비목일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같은 해에 마시는 포트 브릿저에서 발견한 화석에 티노케라스(Tinoceras), 디노케라스(Dinoceras)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들은 이렇게 연구를 진행하는 와중에도 서로를 향해서 비판을 가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록솔로포돈, 티노케라스, 디노케라스 모두 1961년에 월터 휠러 교수의 연구에 의해서 우인타테리움 안켑스의 표본으로 재분류되었다. 그렇게 저 학명들은 현재 모두 무효 처리되었다.

우인타테리움의 화석은 북미에서 처음 보고되고 100년이 훨씬 지난 1981년에 중국에서 보고되었다. 중국 허난성에 분포한 4700만 년 전에 형성된 지층인 루시층(Lushi Formation)에서 우인타테리움의 화석이 발견된 것이다. 이 화석은 우인타테리움 인스페라투스(U. insp eratus)라고 명명되었다.

코뿔소나 하마와 어떻게 다를까?

우인타테리움은 어떻게 보면 코뿔소나 하마와 닮았다. 실제로 이 동물의 몸길이는 4미터에 체중도 2톤 정도로 오늘날 코뿔소와 비슷한 체격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분류학적으로 보면 우인타테리움은 전혀 다르다. 그렇다면 이 동물은 코뿔소와는 어떻게 다를까?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얼굴에 있다. 우인타테리움은 코뿔소나 하마와는 달리 입 밖으로 길게 튀어나온 송곳니가 있다. 마치 검치호처럼 말이다. 거기에 우인타테리움은 얼굴이 납작하면서도 울퉁불퉁한 모습을 하고 있다. 이런 특징은 코뿔소나 하마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런 특징들을 기반으로 우인타테리움은 우제목에 속하는 하마나 기제목에 속하는 코뿔소와는 달리 공각목이라고 하는 멸종한 분류군에 속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분류군이 오늘날 발굽을 가진 동물과 어떤 관계인지는 지금까지 불명이다.

·연구 및 자료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Uintatherium

Cope, Edward (1872). "Telegram describing extinct Proboscidians from Wyoming". Paleontological Bulletin. 5.

Cope, E. D. (1873). "On the Short Footed Ungulata of the Eocene of Wyoming". Proceedings of the American Philosophical Society. 13 (90): 38–74.

Leidy, J., 1872b, On some new species of fossil mammalia from Wyoming: Proceedings of the Academy of Natural Sciences of Philadelphia, v. 24, p. 167–169.

Marsh, Othniel Charles (1881). "Restoration of Dinoceras mirabile" (PDF). American Journal of Science. XXII (127): 31.

Tong, Yongsheng; Wang Jingwen (July 1981). "A Skull of Uintatherium from Henan" (PDF). Vertebrata PalAsiatica. XIX (3): 208–214.

Wheeler W. H. 1961. — Revision of the Uintatheres. Peobody Museum of Natural History, Bulletin 14: 1-93.

이수빈 화석 연구가이자 과학 커뮤니케이터. <화석이 말하는 것들>(에이도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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